[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증권사가 20조 원 이상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우발채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5일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부동산 PF 대출 관련 증권사의 우발채무’에 따르면 증권사가 보유한 부동산 PF 대출 관련 우발채무는 2022년 말 기준 20조9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증권사 부동산 PF 우발채무 20조9천억,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

▲ 국내 증권사가 20조 원 이상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우발채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발채무는 미래에 일정한 조건이 갖춰지면 발생하는 채무를 말한다. 부동산 PF 우발채무는 건설사가 시행사에 대해 보증한 PF 대출을 시행사 부도 등으로 떠안게 되는 채무를 뜻한다.

부동산 PF 대출 관련 우발채무 가운데 증권사에서 신용위험까지 부담해야 하는 매입확약은 19조6천억 원으로 전체 우발채무의 94.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를 자기자본 규모 4조 원을 기준으로 대형사와 중소형사로 나눠 살펴보면 대형사의 우발채무는 12조4천억 원, 중소형사의 우발채무는 8조4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중소형사가 보유한 우발채무 규모가 대형사보다 작았지만 중소형사의 매입확약 비중은 98.7%(8조3천억 원)로 대형사의 91.7%(11조4천억 원)를 웃돌았다.

증권사가 보유한 우발채무 가운데 매입확약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증권사가 부동산 PF 대출과 관련된 신용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공사 부실, 미분양 확대, 입주포기 증가 등에 따른 신용사건이 발생해 증권사의 우발채무가 확정채무로 전환되면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는 셈이다.

박 연구원은 “우발채무를 집중적으로 보유한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재무건전성 및 자본적정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으므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