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이 꼽은 글로벌 핵심 현안, '에너지 식량 그리고 기후위기'

▲ 세계경제포럼이 포럼 일정과 주요 내용을 설명하는 게시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사진은 세계경제포럼 유튜브에서 개방형 혁신 플랫폼 업링크를 소개한 장면을 갈무리. <세계경제포럼 유튜브>

[비즈니스포스트] “앞으로 8년 동안 우리는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경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는 2022년 5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회의에서 기후 행동을 촉구했다. 

케리 특사의 발언 이후 기록적인 폭염, 가뭄, 홍수 등 기후위기가 이어지며 기후위기 대응의 시급함이 증명됐다.  

또한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식량과 에너지 위기가 더해졌다. 

기후와 식량, 그리고 에너지 위기 속에 세계 각국 정상과 경제계 주요 인사들은 2023년 다보스 회의에서 대응책을 논의한다. 

16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포럼의 주제는 '조각 난 세상에서의 협력(Cooperation in a Fragmented World)’. 

다보스포럼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글로벌 현안과 해법들을 소개한다. 

◆ 식량 확보 어려운 인구는 23억 명, 전쟁과 기후변화가 원인

전쟁과 기후변화는 세계 식량 부족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다보스포럼에 따르면 2022년에는 23억 명 가량의 인구가 제대로 된 식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가뭄과 홍수와 같은 극단적 기후현상은 식량 수확량에 타격을 줬고 식량 부족은 더욱 심화됐다.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나면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세계 곳곳에 가뭄과 홍수와 같은 극단적 기후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에너지 가격까지 자극했다. 

다보스포럼은 식량과 에너지 그리고 기후 문제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찾는다.

◆ 1조4천억 원 규모 탄소금융 통해 탄소배출 저감 지원

세계기상기구(WMO)는 2015년에서 22년까지 8년이 기온을 측정한 이래 가장 더운 시기였다고 12일 밝혔다.  

또한 앞으로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5도 이상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지구의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 이내로 막자는 것은 파리협약을 통해 정해진 기후위기 대응의 주요 목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22년 4월 파리협약의 목표 달성을 위해 늦어도 2025년부터는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대다수 국가나 기업에게 탄소배출 감축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보스포럼은 자연보호와 탄소배출 감축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놓고 탄소 금융으로 해법을 찾는다.

자연기후솔루션연합(NCS Alliance) 투자 촉진 프로그램으로 2025년까지 기업에 10억 달러, 약 1조4천억 원을 투자해 1기가톤(Gt)의 탄소배출량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보스포럼이 꼽은 글로벌 핵심 현안, '에너지 식량 그리고 기후위기'

▲ 기후위기와 전쟁 때문에 세계 식량 가격이 치솟았다. 2022년 2월 소말리아 난민 캠프에서 곡식을 모으는 한 여성. <연합뉴스> 


◆ '업링크'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에 투자 

로봇에서부터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 그리고 지속가능한 숲을 만드는 방법까지.

다보스포럼은 개방형 플랫폼인 업링크(Uplink)에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가를 소개하고 투자를 지원한다. 

기업가는 업링크에 사회문제 해결방안을 올리고 모금을 하거나 프로젝트 지원자도 모을 수 있다. 

2020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출범한 업링크는 고객관리기업인 세일즈포스 및 회계법인 딜로이트와 협력하며 현재까지 260여 개의 사회적기업을 발굴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산림이 흡수한 탄소량을 측정하는 미국 기후테크 기업 ‘파차마(Pachama)’ 등이 업링크에서 최고의 혁신가로 선정돼 투자 지원을 받았다. 
 
다보스포럼이 꼽은 글로벌 핵심 현안, '에너지 식량 그리고 기후위기'

▲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암모니아, 석유, 천연가스가 산업 부분의 탄소 배출량 가운데 80%를 차지한다. <세계경제포럼>

◆ 세계 에너지 40% 쓰고 온실가스 30% 배출하는 산업 부분의 탈탄소 현황 추적 

다보스포럼은 ‘넷제로 산업 추적자(Net-Zero Industry Tracker)’ 보고서를 2022년 7월에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산업 부문은 전체 에너지의 약 40%를 소비했고 온실가스 배출량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암모니아, 석유, 천연가스 등 6개 산업분문에서 배출된 온실가스의 양은 전체 산업부문 배출량의 80%에 이른다.

다보스포럼은 앞으로도 계속 보고서를 펴내 각 산업의 탈탄소화 진행상황을 살핀다.

천연가스와 석유 부문에서는 배출되는 메탄을 줄여 저비용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도록 관련 정보도 제공한다.    
 
다보스포럼이 꼽은 글로벌 핵심 현안, '에너지 식량 그리고 기후위기'

▲ 싱가포르 국립대학은 태양광 설비를 건물에 설치하는 등 방법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있다. 사진은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Stephen Riady 센터. <플리커>

◆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70%는 도시에서 나온다, 해법 찾아야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은 도시에 거주한다.

도시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배출량의 70%를 웃돈다.

특히 건물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만 전체 배출량의 38%가 발생한다.

다보스포럼은 ‘넷제로 탄소 도시’ 프로그램에서 탄소배출 저감 기술을 가진 기업을 도시정책 지도자들과 연결해  각 도시 상황에 맞게 탄소 배출을 줄이는 일을 돕는다. 

건축 기술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인 실제 사례로는 스웨덴과 싱가포르의 사례가 소개됐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는 1970년대에 지은 건물을 새로 고쳐 탄소 배출량을 3분의 1로 줄였다.

스웨덴 스톡홀름시는 데이터센터의 폐열을 지역 난방에 사용하고 바닷물을 냉방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였다. 

데이터센터의 폐열을 난방에 사용하면 천연가스나 석탄을 이용했을 때보다 96% 이상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