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언론 “TSMC 해외 반도체 투자, 중국 2027년 대만 침공 가능성 대비”

▲ 대만 TSMC가 해외에 첨단 반도체 생산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중국의 침공 가능성에 선제대응하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TSMC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미국을 비롯한 해외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는 것은 중국이 수 년 안에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이 2027년이면 대만을 침공하기 충분한 수준의 군사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미국 정부의 의도에 따라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17일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TSMC는 앞으로 5년 동안 해외에 28나노 이하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라인을 대량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TSMC는 최근 콘퍼런스콜을 통해 이런 목표를 제시하며 5년 뒤 미세공정 반도체의 대만과 해외 생산 비중이 각각 80%, 20%에 이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28나노 이하 공정의 반도체는 거의 다 대만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단기간에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TSMC가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에 건설하고 있는 5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 생산공장과 일본 구마모토현에 투자하는 28나노 반도체 생산공장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등 유럽 국가에 TSMC의 반도체공장 투자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디지타임스는 대만 내에서 TSMC의 해외 생산투자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TSMC가 대만 이외 지역에 반도체 생산투자를 확대하는 움직임을 두고 대만의 투자 유치 기회를 다른 국가에 빼앗길 가능성 등을 우려하는 시선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디지타임스는 TSMC가 콘퍼런스콜에서 구체적으로 2027년을 해외 반도체 생산 비중 확대의 목표 시점으로 언급한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이유로 제시됐다.

디지타임스는 미국 백악관 및 국방부가 2022년 말 발간한 국가 안보 보고서에서 근거를 찾았다. 해당 문건에는 중국 정부의 군사능력 강화 계획과 이에 따른 예측 등이 포함되어 있다.

국방부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2027년과 2035년, 2049년을 각각 중장기 군사력 강화에 변곡점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2027년에는 기계화 및 정보화를 통해 중국군의 1단계 역량 강화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군이 2027년부터 이런 목표를 이뤄내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하기 충분한 수준의 군사능력을 갖추게 될 수 있다는 예측을 제시했다.

TSMC가 2027년까지 미국 등 해외 국가의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 비중을 끌어올리기로 한 점은 결국 중국의 침공으로 대만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거나 수출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에 대비하는 행동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TSMC에 현지 공장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며 강력한 지원 의지를 피력한 만큼 생산 거점 다변화 목표를 수립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디지타임스는 “TSMC의 투자 계획은 미국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목표와 같은 선상에 있다”며 “중국의 군사력 강화 계획이 이런 상황을 더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