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10대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 신기록을 쏟아냈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6곳(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이 자신의 최고 수주기록을 넘어섰다. 삼성물산도 2020년 도시정비시장에 복귀한 뒤 역대 수주 기록을 갈아치웠다.
 
2022년 건설사 도시정비 신기록 쏟아져, 내년엔 옥석 가리기 강화 전망

▲ 올해 10대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에서 신기록을 쏟아냈다. 내년엔 부동산 경기가 악화함에 따라 사업지별로 사업성을 더욱 철저히 따져 수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10대 건설사 주택 브랜드.


8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사들의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실적과 순위가 사실상 확정됐다. 

10대 건설사는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하는 시공능력평가 순위에 따른 것인데 도시정비사업 수주전 때 이를 뒤집어 승리하는 사례가 드물어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10대 건설사들의 올해 도시정비 순위를 살펴보면 1위는 9조3575억 원의 실적을 올린 현대건설이 차지했다. GS건설(6조3492억 원), 대우건설(5조2763억 원)이 뒤를 이어 2위와 3위 자리에 올랐다.

이어 DL이앤씨(4조5965억 원), 포스코건설(4조5892억 원), 롯데건설(4조2620억 원), 현대엔지니어링(2조1647억 원), 삼성물산(1조6919억 원), SK에코플랜트(1조5207억 원), HDC현대산업개발(1조307억 원) 순으로 성적을 냈다.

GS건설과 DL이앤씨가 올해 추가 사업지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순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곳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14곳에서 사업을 따내며 4년 연속 1위, 3년 연속 도시정비 신규수주 기록을 갈아 치웠다. 특히 다른 건설사들과 압도적 격차를 보였다.

건수를 보면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14~17곳의 사업장에서 수주를 기록했지만 현대건설은 대규모 사업을 따내 이런 성적으로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대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가장 규모가 큰 광주 광천동 재개발사업(1조7660억 원), 부산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1조2766억 원) 등 1조 원이 훌쩍 넘는 사업을 가져갔다. 경기 과천주공8·9단지 재건축사업(9830억 원),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8872억 원), 부산 서금사6구역 재개발사업(8398억 원) 등의 굵직한 사업도 수주했다. 

특히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로 4조2315억 원의 수주를 확보해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채웠다. 

2위 자리에 오른 GS건설은 올해 6조7천억 원 수준의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 충주 교현주공 재건축사업(예상 공사비 1333억 원), 서울 가락상아1차 재건축사업(예상 공사비 2천억 원)의 수주를 올해 안에 더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따낸다면 수주한 사업건수는 17건으로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사업장을 수주한 기업이 되는 셈이다. GS건설은 올해 맨처음 수주한 서울 이촌 한강맨션(6224억 원)을 35층에서 68층으로 층수를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5월 서울 신길우성2차 재건축사업으로 마수걸이를 하며 가장 늦게 출발했지만 15곳의 사업장을 수주하며 3위에 올랐다. 전년 4위보다 한 계단 더 올라섰다. 

대우건설은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7909억 원)을 두고 롯데건설과 치열한 수주전을 치렀다. 올해 처음 소규모 정비사업인 서울 서초 아남 소규모재건축(984억 원)과 창동1구역 가로주택(551억 원)을 따내며 도시정비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DL이앤씨도 전년보다 한 단계 올라선 4위를 기록했다. 12월에 부산 반여3구역 재건축사업(예상 공사비 2900억 원)을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모두 13곳에서 시공권을 따내게 된다.

포스코건설은 전년보다 2단계 내려온 5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리모델링 수주에 방점을 찍었다.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4조5892억 원) 가운데 3조111억 원(비중 65.6%)을 리모델링사업으로 채웠다. 

올해 초 1기 신도시(경기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수주 추진반을 신설하고 7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출시한 만큼 앞으로 더욱 수주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오티에르는 2023년에 서울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예상 공사비 3700억 원)이나 방배 신동아 재건축사업(3700억 원)을 통해 데뷔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건설은 전년보다 1단계 오른 6위를 기록했다. 서울에서만 도시정비 신규수주의 절반이 넘는 2조3270억 원을 확보해 도시정비시장에서 입지를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SK에코플랜트도 올해 8월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을 출시하며 2015년(1조2945억 원) 기록을 넘어섰고, 삼성물산도 2020년 도시정비시장에 복귀한 뒤 최고기록을 써냈다. 삼성물산의 도시정비 최고기록은 2007년 3조7천억 원이다.

한편 분양경기가 악화하고 있어 이들 대형 건설사들은 2023년에 사업장별로 철저히 사업성을 따져 수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도시정비사업은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수주에 손을 놓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정비사업은 사업주체인 조합에서 토지를 보유하고 있고 조합원 분담금도 들어온다. 이에 미분양에 따른 위험이 자체사업보다 낮다. 

일반분양에서 미분양이 발생하더라도 조합원 분담금을 통해 공사비와 사업비를 확보할 수 있어 공사비를 떼일 위험이 거의 없다.

이에 2023년 초부터 대형건설사들이 수주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의 대결 가능성이 나오는 서울 방배신동아아파트 재건축(예상 공사비 3700억 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관심을 보이는 울산 B-04구역 재개발사업(예상 공사비 1조2천억 원) 등이 2023년 초 시공사 선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은 건설사들에게 현금흐름 창출 역할을 해온 중요한 사업이다”며 “분양경기가 악화했다고 해서 수주를 안할 수는 없고 사업성이 나오는 사업지가 있다면 적극 검토할 것이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