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미지센서 1위 소니 잡는다, 박용인 미래차 대비해 역량 집중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이 자율주행 시대가 다가옴에 따라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미지센서에 무게를 싣고 있다.  사진은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이 2022년 10월5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테크 데이 2022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비즈니스포스트]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이 이미지센서 사업에 힘을 더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시장이 둔화하는 점을 고려해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사업에 대해 숨고르기를 하면서 미래차 핵심부품으로 쓰일 이미지센서에 주력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이 이미지센서 사업에 고삐를 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에는 글로벌 선두주자인 소니가 추격 가시권에 들어왔기 때문만이 아니라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산업의 성장성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반도체로 자동차 전장산업이 성장하면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 전장산업은 자율주행시대가 다가옴에 따라 사물을 인지하고 운전자의 원활한 운전을 돕기 위해 카메라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분야로 꼽히고 있다.

증권업계 분석을 보면 자동차용 이미지센서 시장은 전기차 확산과 자율주행차의 개발에 속도가 붙음에 따라 2024년까지 연평균 11%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확산과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미지센서 수요는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이미지 센서 분야에서 소니와 격차를 상당히 줄이는데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상반기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일본 소니가 44%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가 30%로 뒤를 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상반기 17%포인트에서 올해 같은 기간 14%포인트로 좁혀졌다. 삼성전자 이미지센서의 시장 점유율이 30%에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소니와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 점유율 격차가 줄어든 것은 삼성전자의 고화소 이미지센서 출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현재 2억 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HP1과 HP3를 샤오미와 모토로라 등에 공급하고 있고 내년에 또 다른 제품을 하나 더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 브랜드화 한 자동차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오토 4AC’를 시작으로 자동차용 이미지센서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 사장은 올해 10월 열린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비해 이미지 센서에 힘을 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자율주행차의 핵심은 카메라”라며 “삼성전자는 다른 회사가 흉내내지 못할 정도로 해상도 높은 카메라용 이미지센서를 양산하고 있고 앞으로도 많은 부분을 준비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미지센서 육성에 집중하는 반면 자체 AP 엑시노스 생산에서는 숨고르기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갤럭시S23에 엑시노스가 탑재되지 않는다는 점이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내년에 출시될 갤럭시S23에 퀄컴칩이 전량 탑재된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생산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것은 시스템LSI사업부의 한정된 역량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엑시노스에서 힘을 빼는 것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둔화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의 분석을 보면 글로벌스마트폰 시장 출하규모는 2017년 이후 점차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3% 감소한 13억5천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 사장은 사업역량의 우선순위를 이미지센서에 두면서 동시에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모바일 프로세서(AP)를 개발하는데 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MX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의 협력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부적으로 굳힌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통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품질을 높일 AP 개발에 힘 줄 것으로 보인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도 올해 사내 타운홀 미팅에서 커스터마이징(맞춤제작)된 갤럭시 AP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이와 같은 역량배분 경영전략은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사업부 사이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여겨진다.

박용인 사장은 올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테크데이 2022’에서 “삼성전자는 시스템온칩,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구동칩 등 다양한 제품의 주요 기술을 유기적으로 융합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