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형 할인매장 성장세 '주춤', 강성현 롯데마트맥스 확대전략 고민되네

▲ 창고형 할인매장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롯데마트맥스'를 확대하려고 했던 강성현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장(롯데마트 대표)의 상황도 난처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롯데마트맥스 광주상무점에서 쇼핑하고 있는 고객들의 모습. <롯데쇼핑>

[비즈니스포스트] 창고형 할인매장의 성장세가 예전 같지 않다. 코로나19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급성장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기세가 주춤하다.

강성현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장(롯데마트 대표)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가 지난해 하반기 롯데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 ‘빅마켓’을 ‘롯데마트맥스’로 바꾸고 전국으로 출점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은 배경에는 창고형 할인매장의 성장이 있었는데 이런 흐름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29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창고형 할인매장 롯데마트맥스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은 현재 일부 차질이 있지만 계획대로 계속 추진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기존 창고형 할인매장인 빅마켓을 롯데마트맥스로 전환하겠다는 것은 이미 내부적으로 결정된 사안이다”며 “올해 안에 빅마켓 금천점과 영등포점의 외부 간판과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끝낼 것이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애초 상반기 안에 이들 점포의 재단장을 마무리해 새 모습으로 오픈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롯데마트 점포 재단장 일정과 조율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롯데마트맥스 금천점과 영등포점의 개장 시기는 뒤로 밀린 상태다.

롯데마트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추석 전에 7개 매장을 새로 재단장해 열겠다고 밝힌 내용에도 롯데마트맥스의 재단장 및 추가 출점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런 흐름을 놓고 롯데마트가 롯데마트맥스 출점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유통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최근 창고형 할인매장의 성장세가 확 꺾였다는 점은 이런 시각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의 신장률은 올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트레이더스의 기존점 신장률은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0.2%, -0.5%를 보였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의 신장률 15.7%, 11.0%와 비교할 때 하락세가 가파르다.

신장률 하락은 곧장 영업이익 후퇴로 이어졌다.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에 트레이더스 사업부에서 총매출 1조6383억 원, 영업이익 290억 원을 냈다. 2021년 상반기와 비교해 총매출은 0.1% 줄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40% 가까이 감소했다.

창고형 할인매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진을 겪은 여러 오프라인 유통 채널 가운데 고성장세를 보인 대표적 업종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한 번 갈 때마다 상품을 저렴하게 다량 구매할 수 있는 채널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체제 전환이 가시화하면서 창고형 할인매장의 주목도도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로 창고형 할인매장을 늘리겠다는 결정을 했던 강성현 대표로서도 난감한 상황이 된 것으로 여겨진다.
 
창고형 할인매장 성장세 '주춤', 강성현 롯데마트맥스 확대전략 고민되네

강성현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장(롯데마트 대표)가 2021년 4월26일 탈플라스틱 사회를 위한 환경부의 '고고챌린지'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강 대표가 롯데마트맥스 확대를 롯데마트의 새 성장 전략으로 내세운 것은 지난해 9월이다. 그는 당시 2023년까지 창고형 할인매장의 수를 전국적으로 20개 이상 확대하겠다는 새 비전을 제시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롯데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은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고 있었다.

2020년 실행된 롯데마트의 대규모 점포 구조조정에 따라 빅마켓의 기존점 5곳 가운데 3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롯데쇼핑이 창고형 할인매장에서 사실상 손을 떼는 것 아니냐는 말이 유통업계 안팎에서 나왔다.

하지만 강 대표는 코로나19 덕분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창고형 할인매장을 더욱 늘리는 것이 롯데마트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롯데마트 기존점 4곳을 롯데마트맥스로 재단장했다.

실제로 롯데마트맥스의 실적이 이전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창고형 할인매장의 성장 흐름이 이전과 다르게 주춤해진 점은 강 대표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 롯데마트맥스 출점을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롯데마트에 부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창고형 할인매장의 성장이 주춤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기존 마트와 비교했을 때 성장세가 견조하다고 보고 있다”며 “롯데마트맥스 확대 전략은 내부적으로 시기와 입지 등을 잘 살펴 기존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