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정부의 공장제작건설(OSC) 활성화 정책에 모듈러건축 수주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공장제작건설 공법이 적용된 주택에 용적률 혜택을 주고 공장제작건설 인정 대상을 준주택까지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현대엔지니어링이 쌓아온 모듈로공법 노하우가 수주 경쟁에서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 정부의 스마트건설 확대 반갑다, 홍현성 모듈러공법 앞세워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부가 공장제작건설 공공발주를 늘리고 20층 이상 중고층 건물을 공장제작건설 방식으로 짓는 실증사업을 실시하기로 함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의 이 분야 기술력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토부는 전날(20일) 2030년까지 건설의 모든 과정을 디지털·자동화하는 스마트건설 활성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건설업계는 특히 스마트건설 활성화 방안 가운데 건설정보모델링(BIM)의 확대 적용뿐 아니라 공장제작건설 활성화에 주목하고 있다.

공장제작건설은 탈현장화라고도 불리는데 모듈러공법의 핵심기술로 평가된다. 

공장제작건설은 주요 부재나 모듈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건설방식을 말한다. 모듈러 주택은 전기·수도 설비, 마감재 등 전체 건축물의 70~90%를 공장에서 미리 만든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표준화 규격화를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이축이나 재설치가 용이하고 재활용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사장 분진, 폐기물 배출이 적어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다.

정부는 모듈러공법을 적용한 공공주택 발주를 2023년 1천 세대로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2020~2022년 한 해 평균이 464세대에 불과한 것에 견줘 두 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모듈러 건축시장 규모도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학계에서는 지난해 1400억 원 대에 불과한 모듈러건축시장이 2030년에는 최대 4조4천억 원대까지 커질 것으로 보기도 한다. 

국토부는 공장제작건설 활성화를 위해 공공주택 물량 발주를 확대하고 용적률 완화 등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한 공장제작건설 인정제도의 인정 대상을 현행 주택에서 기숙사, 오피스텔 등 준주택까지 확대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공장제작건설 및 모듈러공법 노하우를 꾸준히 쌓아왔는데 기술력을 뽐낼 기회도 잡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서 발주한 국내 최초 13층 규모 경기행복주택사업을 지난해 수주한 뒤 올해 1월 착공했는데 모듈러공법으로 건축한다.

이 사업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일원에 지상 13층, 전용면적 17㎡ 102세대, 37㎡ 4세대 등 총 106세대 규모로 조성되며 2023년 초 입주가 예정돼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사실상 6층 이하 저층에서만 모듈러공법이 적용됐다. 안정적 구조를 구축하는 게 힘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13층 이상 건물은 관련 기준까지 더 까다롭다. 관련법에 따르면 12층 이하 건물에는 주요 구조부의 화재에 견디는 내화 시간 기준이 2시간이다. 그런데 13층 이상 건물은 기준이 3시간이라 설계와 시공이 그만큼 어려워진다.

국토부가 이번 20층 이상 중고층 건물을 공장제작건설 방식으로 짓는 실증사업을 벌이기로 한 만큼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술력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모듈러 구조물의 내진성능을 높인 건설신기술(제770호)을 비롯해 특허 11건 등 다양한 관련 기술을 축적해 왔다.

건축물은 층수가 높아짐에 따라 하중이나 바람 등 외부환경에도 견뎌야 한다. 이에 모듈러 구조물은 특별히 더 수준 높은 구조설계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공공기관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수의 공장제작건설 국책 연구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모듈러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행복주택사업은 국내 첫 중고층 모듈러사업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대형건설사에서 관심을 뒀지만 공사비 부족과 사업자 선정기준 등을 놓고 일정이 반년 이상 지연됐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은 끝까지 수주에 참여해 사업권을 따냈다. 그만큼 모듈러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풀이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런 모듈러공법기술을 인정받아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추진하는 가리봉동 청년주택사업도 지난해 6월 따냈다.  

가리봉동 모듈러 행복주택은 12층, 246세대 규모의 중고층 모듈러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국내에서 모듈러공법으로 건설하는 단일 건축물 가운데 최대 규모다.

당시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900점 만점 가운데 873.15점을 얻어 롯데건설 컨소시엄(856.66점)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모듈러 공법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국내 모듈러 건축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건설사로 발돋움 하겠다”며 “국내 중고층 모듈러주택공법에 관한 실적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주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