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바이오사업 진출, 미국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2천억에 인수

▲ 롯데그룹이 인수하기로 한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의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롯데지주>

[비즈니스포스트] 롯데그룹이 새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바이오사업을 본격화한다. 

롯데지주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있는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규모는 1억6천만 달러(약 2천억 원)다. 최소 2억2천만 달러(약 2800억 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계약도 포함됐다.

롯데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항체 의약품 시장에 우선 진출한다. 롯데그룹은 공장 인수를 완료한 뒤에도 BMS와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번 인수의 주체는 롯데지주 산하에 5월 말 신설될 자회사 ‘롯데바이오로직스’다. 롯데지주는 이날 이사회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에 104억 원을 출자하기로 결의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후 해외 자회사를 설립해 BMS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인수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에는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사회에서 “BMS 시러큐스공장의 우수한 시설과 풍부한 인적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지속적 투자를 바탕으로 롯데와 시너지를 만들어 바이오 위탁개발생산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4월 미국 출장에서 시러큐스공장을 직접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420명의 시러큐스공장 인력들은 64개 나라 이상에서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승인을 받아 대량 생산 시스템에서도 의약품 품질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기술 역량을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그룹은 이를 바탕으로 기술이전과 시험생산, 규제 기관 허가 등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항체 의약품 사업도 빠르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러큐스공장은 모두 3만5천 리터의 항체 의약품 원액을 생산할 수 있다.

롯데그룹은 신규 제품 수주와 공정 개발 등 역량 강화를 위해 시러큐스공장에 추가 투자도 실시한다. 항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사업 확장은 물론 완제의약품과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이 가능한 시설로 전환한다.

롯데그룹은 시러큐스공장 운영과 바이오 제약사가 밀집된 북미 지역에서 판매 영업을 위해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10만 리터 이상 규모의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이원직 롯데지주 신성장2팀장은 “시러큐스공장은 임상과 상업 생산 경험이 풍부해 즉시 가동할 수 있는 공장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바이오산업에서 롯데가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매물로 판단했다”며 “사업 초기 항체 의약품의 위탁개발생산에 집중해 바이오 사업자로 역량을 입증하며 사업 규모와 범위를 확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 세계 바이오 의약품시장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20년 3400억 달러에서 2026년 6220억 달러로 연 평균 12%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이 진출하는 항체 의약품시장은 바이오 의약품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꾸준히 신약개발이 이어지고 있는 시장이다.

롯데그룹은 바이오사업에 앞으로 10년 동안 2조5천억 원을 투자한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