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롯데그룹의 신사업 선봉에 선 롯데헬스케어가 인재 영입에 총력을 쏟는다.

롯데헬스케어는 인재를 확보하고 붙잡아두는데 효과적인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제도를 마련함으로써 능력 있는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롯데그룹 신사업 성패 사람에 달렸다, 롯데헬스케어 인재 확보 총력

▲ 이훈기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


신동빈 회장이 그동안 인재 확보에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던 만큼 앞으로 주식매수선택권 제도를 넘어서는 파격적 연봉 제시 등 다양한 당근책이 추가로 나올 것으로 여겨진다.

5일 롯데헬스케어 정관을 보면 주식매수선택권 제도가 명시됐다.

주식매수선택권 제도는 회사가 임직원 등에게 회사 주식을 미리 정해진 가격에 일정 기간 안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임직원들은 일정 한도 안에서 액면가나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회사 주식을 매입한 뒤 이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임의대로 처분할 수 있다.

회사가 성장하면 기업가치가 높아져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매각해 상당한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임직원들에게 매우 매력적 제도로 평가받는다.

롯데헬스케어가 이 제도를 마련한 것도 결국 최고의 인재를 서둘러 확보해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과 다름없다.

롯데헬스케어가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려면 헬스케어 전문가뿐 아니라 IT 개발자들을 빠르게 모으는 것이 필수다. 하지만 이미 이런 인재들은 파격적 스톡옵션을 제시하는 IT업계나 바이오업계, 스타트업으로 쏠리고 있다.

이런 흐름을 살펴보면 롯데헬스케어가 회사 설립과 동시에 정관에 주식매수선택권을 명시한 것은 그만큼 확실한 보상으로 인재 확보에 발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라고 볼 수 있다.

롯데그룹은 여태껏 계열사에서 주식매수선택권 제도를 운영해본 경험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헬스케어가 이런 기조를 깨는 것만으로도 인재 확보에 대한 롯데그룹 차원의 진정성이 읽힌다.

실제로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신사업 추진과 관련해 회사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임직원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헬스케어는 정관에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을 자는 회사의 설립, 경영과 기술혁신 등에 기여하거나 기여할 수 있는 자로 한다'고 명시해놨다.

롯데헬스케어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로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0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임직원에게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할 수 있다고도 정관에 적어 놨다.

이런 조치는 신동빈 회장이 밝혀온 롯데그룹의 인재 확보 방침과도 맥이 닿아 있다.

신 회장은 2021년 11월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를 진행하면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초핵심인재 확보’를 강조했다.

신 회장은 앞서 열린 2021년 하반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도 “과거의 성공 방식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현 상황에서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핵심인재 확보에 우리 사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롯데헬스케어가 인재 확보를 통해 사업 초기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느냐는 신 회장과 롯데그룹에게 매우 중요하다.
 
롯데그룹 신사업 성패 사람에 달렸다, 롯데헬스케어 인재 확보 총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의 헬스케어사업 진출은 그룹의 주력사업인 유통과 식품, 화학, 호텔&레저 등과 결이 완전히 다른 새로운 영역에 뛰어든다는 의미를 지닐뿐만 아니라 새 성장동력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도 롯데그룹 안팎의 기대는 매우 크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헬스케어가 안정적인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신 회장이 그리는 '뉴롯데'의 청사진이 자칫 흐트러질 수도 있다.

롯데지주는 롯데헬스케어와 관련해 “헬스케어 플랫폼을 통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를 지원한하고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진단·처방·관리 등 건강관리의 모든 영역에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롯데헬스케어가 정관에 사업목적으로 올려둔 항목을 보면 ‘의료용품 및 기기판매’ ‘건강기능식품의 제조, 판매 및 수출입’ ‘유통전문판매’ ‘기타 음식료품의 제조, 가공, 소분, 판매’ ‘오투오(O2O, 오프라인과 온라인 융합) 서비스’ 등이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헬스케어가 아직 사업 초기단계라 인력 규모를 어느 수준으로 할지 정의하기 어렵다”며 “그룹의 헬스케어사업을 총괄하는 만큼 그룹 내외부에서 다양한 인재 영입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롯데헬스케어의 초대 대표이사는 롯데지주에서 ESG경영혁신실을 이끌고 있는 이훈기 부사장이 맡는다.

이 부사장은 신동빈 회장이 경영수업을 받은 호남석유화학(롯데케미칼) 출신으로 신 회장의 의중을 잘 아는 롯데그룹의 전략 전문가로 꼽힌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