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삼성전자 협력 확대되나, 오스틴에 배터리공장 설립 움직임

▲ 텍사스주 오스틴의 테슬라 전기차공장 조감도.

미국 전기차기업 테슬라가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공장이 있는 지역에 새 배터리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정황이 나온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지역신문 오스틴아메리칸스테이츠맨은 9일 “테슬라가 오스틴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것이라는 힌트가 추가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언론은 ‘콜로라도 리버 프로젝트’라는 업체가 2월 초 오스틴시 측에 건축 허가를 신청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건축 허가를 신청한 지역은 테슬라가 최근 ‘모델Y’ 생산을 시작한 오스틴의 새 전기차공장과 인접해 있다. 전기트럭 ‘사이버트럭’ 양산도 예정되어 있는 지역이다.

오스틴아메리칸스테이츠맨은 콜로라도 리버 프로젝트라는 회사명이 테슬라에서 이전에도 사용했던 가명이라며 프로젝트 매니저의 이름도 과거에 제출했던 서류와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테슬라가 오스틴에서 전기차 완성차와 배터리를 모두 생산하며 이를 핵심 생산기지로 키워낼 것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미국에서 테슬라가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공장을 한 곳에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사 웨드부시는 테슬라의 이런 움직임이 전기차시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미국 내 주요 생산기지로 오스틴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텍사스주 오스틴은 삼성전자가 1998년부터 반도체 파운드리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지역이다. 최근 20조 원 규모 투자를 결정한 테일러시 반도체공장도 오스틴공장과 근접해 있다.

테슬라의 오스틴 생산기지 확대를 계기로 삼성전자와 협력관계가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 등 외국언론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테슬라와 차세대 자율주행 반도체 위탁생산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가 개발한 자율주행 반도체를 삼성전자 오스틴 및 테일러 반도체공장에서 생산해 오스틴 전기차 생산공장에 공급한다면 거리가 가까워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고 협업도 원활해질 수 있다.

삼성전자와 협력 강화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와 같은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도 꼽힌다.

테슬라는 지난해 말 캘리포니아에 있던 본사도 오스틴으로 이전하는 등 해당 지역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