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후보가 청년, 소상공인 대상 정책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쪽에서 내놨던 100조 원 지원카드를 재차 거론하는 한편 분야별 맞춤형 공약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데 이를 통해 윤 후보가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는 정책 분야에서 우위에 있음을 유권자에게 각인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맞춤형 공약에 100조 지원 논의도 요구, 정책으로 윤석열 압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아트센터에서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 교수와 화상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21일 청년층을 겨냥한 30번째 소확행 공약을 내놓으며 정책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온라인 경력증명 발급시스템으로 청년 구직자의 발품을 덜겠다"며 "구직자는 취업에만 더 전념하고 기업부담도 덜어주는 알찬 제도가 될 것이다"고 적었다.

이날 이 후보는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 교수와 화상 대담을 통해 공정과 정의, 이를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일 등을 논의하며 청년 세대에서 능력주의를 선호하는 현상의 원인을 파악해 보려는 모습도 보였다.

20일에도 이 후보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청년 창업가 등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공약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보상방식을 놓고 부분이 아니라 완전, 일부가 아니라 전원, 사후가 아니라 사전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금융지원보다 재정지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후보는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언급한 '100조 지원'에 대해 "50조 원, 100조 원의 대규모 보상지원은 '본인들이 당선된 후에, 나중에' 이렇게 말할 게 아니라 지금 당장 필요하다"며 "위험에 빠진 국민들을 위해 함께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의 성과로 인정할 테니 손실보상을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을 당장 강구하자"며 "빈말하지 말고 국민이 고통과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데 성실하게 임해달라"고 야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후보는 김 위원장이 먼저 제안했다가 한 발 물러선 것과 달리 구체적 지원책을 마련해 놓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100조 원을 어떻게 지원할지 짜놓은 것은 있다"면서도 "대외적으로 발표하면 꼬투리만 잡힐 수 있고 지원하지 않을 이유를 만들어낼 수 있어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가 적극적으로 100조 원 지원방안을 물고 늘어지면서 윤 후보와 김 위원장으로서는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이 후보의 제안으로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이 협상을 진행해 보상이 시작되기라도 한다면 민심이 이 후보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윤 후보의 배우자 리스크도 가라앉지 않은 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조수진 선대위 공보단장 사이 파열음이 나는 등 내부 갈등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의견을 모아 협상 테이블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이 후보는 이러한 상황을 놓치지 않고 윤 후보와 국민의힘 내부가 혼란스러운 틈을 파고드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행정 경험이 없는 윤 후보가 1대1 정책토론 제안을 계속 피하는 것도 비판하며 논의의 장으로 직접 나오라고 여러 차례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윤 후보는 이와 관련해 뚜렷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 후보는 21일 마이클 샌델 교수와 대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후보께서 김종인 총괄위원장님 뒤에 또는 이준석 대표 뒤쪽으로 자꾸 피하지 마시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후보의 정책과 능력 또는 비전과 가치를 검증하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본인이 결국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나왔으니 얼굴 보고 서로 논쟁도 주고받고 국민들께 어떤 차이가 있는지, 누가 과연 이 나라의 미래를 감당할 만한지 보여드리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