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제도 손질 구체화, 롯데와 SK 면세점 기사회생하나  
▲ 김낙회 관세청장은 4일 서울세관에서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대표 등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면세점 업계의 주요 현안 및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사진=관세청 제공>

정부가 면세점제도 개선안을 3월 안으로 내놓기로 하면서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 개선안의 핵심은 현행 5년인 면세점 특허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하는 것과 신규 특허의 요건을 완화하는 것이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신규 특허의 요건 완화인데 지난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했던 롯데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이 기사회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4일 비공개로 진행된 김낙회 관세청장과 서울 시내 면세점 8개 사업자 대표들간 간담회에서 특허수 확대가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기존 업체들은 특허수 확대에 반대한 반면 롯데그릅과 SK그룹 등은 특허수 확대에 기대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은 각각 6월과 5월까지 ‘시한부 영업’을 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월드타워점이 문을 닫게 되면 서울 강남권 면세점은 코엑스점만 남게 된다”며 “만약 신규 특허가 주어진다면 외국인 관광객의 동선을 넓힐 수 있도록 지역간 배분에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경우 면세점 수성에 실패한 뒤 오히려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몰렸다.

월드타워점은 2014년 매출 4800여억 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매출이 6100억원으로 뛰었다. 올해 들어 하루 평균 매출은 20억원을 넘어섰다.

SK네트웍스는 소공점 등 복수의 면세점을 운영하는 롯데그룹과 달리 워커힐점이 폐점하면 면세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 SK네트웍스는 이 때문에 면세점 사업에 새로 진출한 두산그룹과 인력 및 창고 등을 넘기는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특허권이 추가되면 면세사업을 다시 이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워커힐면세점에는 연간 12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향후 면세사업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라며 “아직 정부 개선안이 나오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면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면세점 제도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벌써부터 롯데그룹이 가장 유리하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경쟁업체들은 신규 특허 발급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시내면세점 관계자는 “작년에 특허가 3개 더 나오면서 시내면세점 매장 면적이 2배나 커졌고 그만큼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며 “지금 새로 내주는 것보다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결정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부는 16일 면세점 개정안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 말께 최종안을 내놓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면세점 특허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에 면세점 관련 회사의 주가는 8일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주가가 16.16% 급등했고 호텔신라(3.47%), 신세계(7.96%) 등의 주가도 상승했다.[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