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하이브(옛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이사회 의장 겸 대표이사가 ‘플랫폼 왕국’을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최종목표인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기업’를 이루기 위해 과감한 투자행보를 이어간다. 
 
[오늘Who] 하이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왕국으로, 방시혁 공격적 투자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겸 대표이사.


5일 콘텐츠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방 의장은 공격적 투자를 통해 음악 기반 콘텐츠, 공연, 유통 등을 아우르는 글로벌 플랫폼기업의 외양을 갖춰가고 있다.

하이브는 상장으로 공모자금 9534억 원을 모았다. 그런데 하이브가 자회사 빅히트아메리카를 통해 이타카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데만 전체 1조1858억 원이 들어간다. 

하이브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2020년 말 연결기준으로 3800억 원에 불과하다. 미국 뉴욕 하나은행에서 빌리기로 한 1129억 원을 더해도 5천억 원을 밑돈다.

이 때문에 하이브는 6월에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4400억 원 규모)와 이타카홀딩스 아티스트 대상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1817억 원 규모)를 각각 진행해 인수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방 의장은 유상증자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이나 오버행(시장에 언제든 매물로 나올 수 있는 주식) 문제를 감수하고서라도 이타카홀딩스를 인수해야 한다고 생각한 셈이다. 

여기에는 이타카홀딩스에 소속된 글로벌 아티스트를 통해 플랫폼분야에서 강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타카홀딩스에는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 등 글로벌 음악시장에서도 최고 수준의 인기를 자랑하는 아티스트들이 소속돼 있다.  

이들이 하이브의 팬덤사업 플랫폼 ‘위버스’에 입점한다면 위버스가 아시아는 물론 북미·유럽 시장에서도 확고한 선두를 굳히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하이브 관계자도 “구체적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이타카홀딩스 소속 아티스트들의 위버스 입점도 중장기적으로는 모두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온라인공연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하이브는 YG엔터테인먼트, 유니버셜뮤직그룹, 키스위와 함께 설립한 KBYK라이브를 통해 디지털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베뉴라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아티스트들이 합류한다면 막대한 온라인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다. 유료 온라인공연을 통한 이익은 물론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 관객을 합치면 연간 400만 명 수준인데 K팝 전성기 시절 한국 아티스트들의 공연관객이 700만 명 규모였다”며 “이를 고려하면 이타카홀딩스 인수는 플랫폼사업 측면에서 굉장히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방 의장이 상장 이후 보인 다른 투자행보를 살펴봐도 모두 플랫폼 강화와 연계돼 있다. 

앞서 하이브는 2월 자회사 위버스컴퍼니(옛 비엔엑스)와 함께 전체 700억 원을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YG플러스에 지분투자했다. 두 기업은 온라인 공연사업에서도 협력관계를 맺었다. 

이 투자를 바탕 삼아 YG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블랙핑크’ 등이 위버스에 입점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1월에는 네이버의 팬덤 플랫폼 ‘브이라이브’사업부를 2천억 원 규모에 양수(타인의 권리와 재산 등을 넘겨받는 일)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네이버는 위버스컴퍼니에 지분투자 4118억 원을 단행했다. 하이브로서는 상당한 투자자금을 유치하면서 팬덤사업 플랫폼의 몸집을 불릴 기회를 얻은 셈이다. 

월간 순이용자(MAU) 수를 살펴보면 브이라이브는 3천만 명, 위버스는 500만 명에 이른다. 단순 합산 기준으로 두 플랫폼을 합친 서비스는 월간 순이용자 3500만 명을 확보하게 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이브가 상장한 뒤 6개월을 되돌아보면 브이라이브 양수부터 이타카홀딩스 인수까지 ‘스노우볼’이 굴러갔다”며 “이런 움직임을 통해 하이브는 글로벌시장에서 압도적 1위 플랫폼으로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