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19일 온라인으로 열린 브랜드 설명회에서 회사의 새 이름인 '하이브'를 설명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10월 상장 기념식에서 한 말이다. 단순한 연예기획사가 아니라 구글, 네이버, 카카오처럼 플랫폼 기반으로 사람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방 의장은 19일 브랜드 설명회에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이름을 ‘하이브’로 바꾸는 방안을 공식화하면서도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기업'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정의하는 엔터테인먼트 라이프 스타일은 음악에서 비롯된 상상력과 즐거움이 가득하면서 일상의 행복과 편의를 높이는 모든 경험이다”며 “모두에게 이런 경험을 제공하면서 플랫폼을 통해 세계와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이름을 바꾸는 이유와 관련해서도 방 의장은 “기존의 공감대보다 훨씬 더욱 넓은 의미로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을 이해하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만큼 이를 아우르고 연결·확장할 수 있는 구조의 상징으로서 새로운 회사 이름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방 의장이 회사이름을 바꾸면서 새로 짠 사업구조를 살펴보면 전체 사업을 총괄하는 하이브 아래 레이블(음원·음반제작사)과 솔루션(사업 담당), 플랫폼이 있다. 플랫폼은 레이블과 솔루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레이블이 음악 콘텐츠를 만들고 솔루션은 이 콘텐츠를 바탕으로 게임이나 영상물 등의 2차 콘텐츠를 만든다. 이용자는 이 모든 콘텐츠와 관련 서비스를 팬덤사업 플랫폼 ‘위버스’로 대표되는 하이브의 플랫폼을 통해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이 구조대로라면 플랫폼을 운영하는 위버스컴퍼니(전 비엔엑스)의 중요성도 이전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방 의장이 추구하는 음악 기반의 콘텐츠 다각화가 성공하려면 그만큼 많은 이용자를 플랫폼에 오랫동안 붙들어둘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네이버로부터 팬덤 플랫폼 브이라이브를 넘겨받기로 한 것도 이용자 확보와 연관돼 있다. 현재 월간 순이용자(MAU) 수를 살펴보면 브이라이브 3천만 명, 위버스 470만 명 수준으로 둘이 합쳐지면 3500만 명에 육박한다.
방 의장은 앞으로 위버스컴퍼니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수단으로서 위버스의 글로벌화와 기술력 확충에 더욱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많은 아티스트를 위버스에 끌어와 이용자 수를 늘리면서 IT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 유지와 확산을 뒷받침하는 방식이다.
윤석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글로벌 최고경영자도 최근 해외 콘텐츠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서 “빅히트는 아무도 간 적 없는 길을 가고 있다”며 “지금껏 일군 성취를 확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에 없던 산업과 기술을 창조하겠다”고 말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국내에선 YG엔터테인먼트, 해외에서는 유니버셜뮤직그룹과 협업을 통해 위버스에 추가로 입점할 아티스트 후보군을 대거 확보했다. 조만간 YG엔터테인먼트의 블랙핑크, 유니버셜뮤직그룹의 아티스트 4팀이 위버스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 의장은 위버스를 통한 온라인 라이브공연과 메타버스 관련 서비스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는 현실이 융합된 3차원 가상공간을 말한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확장현실, 아바타 등을 활용해 이용자들이 직접 활동할 수 있는 콘텐츠이기도 하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유니버셜뮤직그룹, YG엔터테인먼트, 키스위와 함께 디지털 라이브스트리밍플랫폼 ‘베뉴라이브’에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위버스에 입점한 아티스트가 온라인 공연을 열면 베뉴라이브를 통해 세계에 송출할 계획도 세워뒀다.
방 의장은 네이버와 협업을 통해 브이라이브의 온라인 라이브공연 노하우와 3D 아바타서비스 ‘제페토’ 등의 메타버스 노하우를 얻게 됐다. 위버스컴퍼니 최고기술책임자도 네이버 출신의 김주관 대표가 맡게 됐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팬층이 두텁고 아티스트의 지식재산도 가장 풍부한 곳으로 꼽힌다”며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메타버스로 확장하면서 여러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레이블과 솔루션, 플랫폼이라는 삼각 축의 안정적 구조를 바탕삼아 새 기업 비전인 ‘음악에 기반한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기업’으로서 한 걸음 더욱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