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이 다시 가동을 시작했으나 생산능력을 회복하려면 시일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급부족이 심화해 전방 제품의 수요 강세를 뒷받침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이 떠오른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공장 가동재개, 정상가동은 4~5주 더 걸려

▲ 삼성전자 오스틴생산법인(SAS).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지난주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이 재가동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아직은 전체 생산능력의 10% 수준이며 100% 정상가동까지 적어도 4~6주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월 미국 텍사스 지역 한파에 따른 정전으로 오스틴 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오스틴 공장이 완전히 가동을 멈춘 것은 1998년 공장 설립 이후 처음이다. 오스틴 공장은 주로 스마트폰과 PC용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한다.

오스틴 공장의 전력과 물공급 문제는 일단락됐으나 주변의 소재·기자재업체 일부가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어 정상화가 지연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연구원은 “비메모리 제품 인도기간이 통상 2~3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정전사태로 적어도 4~5개월 이상 생산차질이 발생한 셈이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파운드리업계는 지진과 정전 등으로 생산시설이 타격을 입으면서 차량용반도체에 이어 PC·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업계까지 공급차질이 확산되고 있다. 

TSMC와 삼성전자 등 주요 파운드리업체는 생산능력 부족과 낮은 수율문제로 IT고객 주문의 70%만 소화하고 있다.

중급 이하 비메모리는 차량용반도체 비중을 확대하면서 IT용 비메모리 생산이 줄었고 고급 비메모리는 삼성전자의 5나노·7나노 공정 수율이 예상보다 낮아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처리장치(AP) 생산차질이 심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원은 “파운드리 공급부족이 장기화되면 완제품 수요가 소멸될 우려가 있다”며 “최근 완제품 업계는 원가 상승을 반영해 가격을 인상하고 있고 각국 정부의 코로나19 소비부양책도 점차 소멸돼 수요 호조세가 계속 지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