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원복 대림산업 대표이사가 4차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힘주고 있다.

4차산업혁명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건설업에서도 빅데이터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원가율을 낮추고 품질을 높이며 안전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대림산업 디지털 전환에 힘줘, 배원복 원가 품질 안전 다 잡고 싶다

▲ 배원복 대림산업 대표이사.


4일 대림산업에 따르면 배 대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수주 단계부터 설계와 시공, 사후관리까지 모든 사업단계에서 경쟁력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세웠다.

여러 스마트건설 기술 가운데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에 더욱 고삐를 죄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림산업은 주요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운영하는 빅데이터센터를 통해 건설기술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1200만 명이 넘는 소비자들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사업에 활용할 준비를 갖췄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견적을 빠르고 정확하게 내 수주 가능성을 높이겠다”며 “디지털 기술로 실시간으로 원가와 공사기간을 관리해 효율을 높이고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 건축물 생애의 모든 주기에 걸쳐 디지털 전환으로 쌓은 경쟁력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지 못한다면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림산업은 설계나 신상품 개발, 수주 등에 활용하기 위해 아파트 단지모형과 준공현장을 3차원 영상으로 변환해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올해부터 모든 공동주택의 기획과 설계단계부터 건설정보 모델링(BIM)을 적용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 태도를 보여왔다. 건설정보 모델링은 건설현장을 3차원으로 미리 살펴 공정효율을 높이는 디지털 기술을 말한다.

대림산업은 공사 단계에서는 축적된 구조물 이력정보, 하자정보 등 품질 데이터를 통해 사전에 하자를 막아 품질관리에 디지털 전환을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대림산업은 건설현장에서 건설정보 모델링, 드론,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철근 7%, 콘크리트 5%가량을 절약하고 최적화에 따른 건설기계 운용시간과 각종 건설자재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영화나 게임 제작에 쓰이는 기술인 포토그래메트리를 현장 측량에 접목해 디지털 전환에 힘을 보탰다. 

포토그래메트리는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을 겹치거나 합성해 3차원 입체영상으로 구현하는 기술로 사물에서부터 도시단위 공간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대림산업은 3월 이후 착공에 들어간 주택 건설현장에 모두 포토그래메트리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5월 기준 20개 주택현장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앞으로 토목과 플랜트 현장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빅데이터 분석를 바탕으로 고객 취향에 맞게 평면 구조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주거플랫폼 C2하우스를 내놓기도 했다.

원복 대표는 최근 발표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CEO메시지에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디지털 혁신을 사업 전반에 적용해 지속적 수익 창출을 굳건한 토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는 건설업종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안전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지난해 7월 이후 9월까지 167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하며 2번째로 사고가 많이 발생한 건설사로 집계됐다.

대림산업은 안전 강화를 위해 사고 원인분석 항목을 7천여 개로 세분화하고 데이터 분석으로 사고율 높은 조건을 연구해 현장 안전에 활용하는 빅데이터의 정밀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대림산업 직원들은 월마다 안전사고 데이터 분석 리포트를 받아 안전사고 예방에 디지털 정보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