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야간관광의 활성화 기반을 닦으면서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국내관광 수요의 회복조짐에 대응하고 있다. 

27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날 때에 대비해 야간관광 인프라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국내관광 회복조짐에 야간관광 인프라 닦기 힘실어

▲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


야간관광은 밤 시간대에 지역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기반으로 관광객과 관광업자 사이에 이뤄지는 상호작용을 말한다. 

관광시간대의 특성상 관광객이 숙박 등으로 관광지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관광 전반의 활성화와 지역 소비 촉진 등의 효과가 크다. 

지금까지는 개별 지방자치단체에서 야간관광 확대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2020년부터는 한국관광공사가 지자체와 협력해 야간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체계적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지자체의 의견을 받아 ‘국내 야간관광 100선’을 선정했다. 현재 야간관광으로 유명한 곳은 물론 향후 유망한 관광자원과 프로그램을 아울렀다. 

SK텔레콤의 내비게이션 T맵에 쌓인 야간시간대 목적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5월 안에 야간관광 안내서 ‘야간관광 디렉터리북’을 내놓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야간관광 국제포럼’ 등의 행사를 통해 국내 야간관광지에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도 세웠다.

한국관광공사는 국내 치안이 비교적 좋은 편인 데다 식당·술집·편의점 등의 야간 상업환경이 잘 조성된 점이 야간관광 활성화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2015년 서울 정동 야행을 시작으로 지자체 19곳에서 ‘야행’으로 대표되는 야간형 관광프로그램이 확대되는 등 국내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에서도 야간관광의 수익성이 입증된 사례가 많다. 미국 뉴욕미디어네트워크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는 야간관광을 통해 190억 달러 규모의 경제효과를 거뒀다. 

국내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둔화되면서 국내관광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점도 야간관광 활성화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관광이 코로나19로 사실상 힘들어진 만큼 관광객들이 국내 관광지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4월30일~5월5일 연휴 동안 국내 항공사들은 편도 기준으로 국내선 항공기를 하루 평균 1천 편 이상 운항한다. 4월 초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수준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운영하는 고속철도(KTX) 예매현황을 살펴봐도 연휴 동안 서울~강릉 등 일부 구간의 열차표가 매진됐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직 현재진행 중이다. 코로나19가 국내관광 수요 증가와 맞물려 다시 퍼질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이를 고려해 한국관광공사도 국내 야간관광의 대규모 홍보마케팅 등은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안정화된 뒤로 잡아두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국내 관광환경과 잘 맞고 유망한 관광콘텐츠를 새로 만드는 차원에서 야간관광 아이디어를 대내외적으로 찾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세의 추이를 살펴보면서 구체적 활성화방안을 2020년 안에 내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