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이 결함 가능성을 안고 있는 보잉 항공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31일 항공안전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전체 항공기 23대 가운데 21대는 결함 가능성이 제기된 보잉 B737NG 계열이어서 향후 운항에서 손실을 볼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비상경영체제 이스타항공, '결함 가능성' 보잉 항공기 많아 설상가상

▲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사장.


이스타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가운데 국토부로부터 우선적으로 긴급점검을 받은 비행기는 모두 4대인데 여기서는 결함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토교통부가 국적항공사들에 누적 비행횟수에 따라 순차적으로 점검을 실시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에 이스타항공의 나머지 17대 항공기도 앞으로 점검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앞으로 운항을 하면서 결함이 발견되면 생길 운항중단에 따른 손실이다.

이번에 긴급점검의 계기가 된 결함문제는 날개와 동체를 잇는 구조물인 피클포크에서 나타났다. 이 구조물은 일종의 소모성 부품으로 일정 기준이상 비행이 이뤄지면 교체해야 한다.

B737NG 계열 항공기의 피클포크 교체주기는 비행횟수 9만 번인데 해외에서 운영하고 있는 같은 종류의 항공기에서 4만 번 가량의 운항횟수에도 균열이 발견되면서 결함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피클포크에 결함이 발견돼 정비를 하게 되면 필요한 시간만 3주가량 걸린다고 한다. 

이스타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는 모두 빌려서 운영하기 때문에 운항중단 상황이 벌어지면 리스료 손실은 물론 운항일정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미 올해 항공기 운항중단으로 막대한 손실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이스타항공은 2018년 말 국내에 보잉의 B737-MAX8 항공기 2대를 최초로 도입했으나 해당 항공기 기종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해 2019년 3월부터 운항중단에 들어갔다.

이스타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B737-MAX8 항공기의 운항중단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객실승무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에 문제가 된 B737NG 계열 항공기의 비중이 높은 저비용항공사로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도 있기 때문에 이스타항공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은 보유하고 있는 모든 항공기가 B737NG계열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약 2477억 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설령 운항중단이 이뤄지더라도 버틸 수 있는 재정적 체력이 뒷받침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한 제주항공은 매출 순위 1위인 저비용항공사로서 규모의 경제와 효율적 기재운영을 바탕으로 원가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금흐름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이스타항공은 항공업황 악화에 따라 2019년 2분기 수백억 원대의 적자가 발생했다며 9월16일부터 자체적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 잇다.

이스타항공은 실적 개선을 위해 신규 노선을 확대하고 항공권 할인행사를 열어 고객 모으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항공기 결함문제가 불거지면서 추가적으로 노선을 확장하는 데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일본여행 거부 움직임에 따른 항공업황 불황에 더해 보잉 항공기 결함문제까지 제기되면서 재정적 기반이 약한 저비용항공사는 도태될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경기침체와 더불어 일본여행 자제 움직임으로 저비용항공사의 업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데 보잉 B737NG 결함문제가 발생해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앞으로 점검 과정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기업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