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창사 60여년 만에 총수 구속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동국제강은 7일 장세주 회장이 구속되자 장 회장의 동생 장세욱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했다.

  동국제강 장세욱 중심 비상경영체제, 재무구조 개선 우려  
▲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장 회장은 과거 비리 혐의로 구속됐던 다른 재벌 총수들과 마찬가지로 구치소 독방에서 미결수로 지내며 남은 수사와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장 회장이 구속적부심, 보석, 구속집행정지 등으로 풀려날 수도 있지만 유무죄가 가려질 때까지 구속상태가 유지될 가능성도 크다.

장 회장이 구치소 안에서도 면회를 통해 주요 사안에 대해 직접 지시를 내리는 ‘옥중경영’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정상적 경영이 쉽지 않아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제강은 당분간은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이 주축이 돼 이끌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장 부회장은 동국제강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의 경영을 맡아오다 지난 1월 동국제강이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하면서 동국제강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장 부회장은 장 회장, 남윤영 사장과 함께 3인 대표체제로 동국제강을 이끌어 왔다. 장 부회장은 합병한 동국제강에서 일상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해왔으며, 장 회장은 총수로서 주로 굵직한 경영현안에 관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장 회장이 자리를 비우더라도 동국제강이 큰 혼란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장 회장 그동안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재무구조 개선 작업과 브라질 고로제철소 건설사업 등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특히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히는 동국제강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은 오너의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 회장 부재로 일정부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동국제강이 재무구조 개선작업과 고로제철소 건설 등을 원활히 진행하려면 외부자금을 끌어오는 것이 중요하다. 장 회장이 구속되면서 동국제강의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앞으로 자금조달에 난항이 예상된다.

  동국제강 장세욱 중심 비상경영체제, 재무구조 개선 우려  
▲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더욱이 철강업계 업황도 좋지 않아 동국제강이 후판 2공장 폐쇄까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무구조 개선 작업과 브라질 제철소 건설 등의 과제들을 잘 풀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국제강은 2012년부터 재무구조가 악화하며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2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 적자로 전환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6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하고 자구계획을 이행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 1월 재무 안정성 보강을 위해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을 동국제강에 흡수합병했다. 동국제강은 또 회사채 상환과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달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삼성생명에 매각하기로 하는 등 회사 재무구조 개선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