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사업의 난관인 환경부의 전략 환경영향 평가를 통과하기 위해 힘쓴다.

7일 강원도청에 따르면 최문순 지사는 백두대간을 지나야 하는 동서고속화철도를 두고 설악산 국립공원을 우회하는 노선과 미시령 터널 아래 110미터 깊이로 철도를 내 국립공원을 통과하는 노선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최문순, 강원 숙원 '동서고속화철도' 위해 환경부 설득 매달려

최문순 강원도지사.


최 지사는 환경부가 요구한 국립공원 우회노선과 강원도가 기존에 추진하고 있던 미시령 터널 지하화 노선의 사업성을 비교해 국립공원을 통과하는 방식의 정당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강원도청 관계자는 “환경부의 요구조건을 충족하는 우회노선을 찾고 있지만 현재까지 가장 사업성이 뛰어난 노선은 미시령 터널 지하로 가는 국립공원 관통 노선”이라고 말했다.

환경부의 요구를 반영해 현재 검토되고 있는 우회노선은 속초에서 고성군 토성면 일대를 지나는 등 설악산 국립공원을 북쪽으로 돌아가는 노선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으로 추진하면 동서고속화철도 전체 구간은 기존 94.5킬로미터에서 101킬로미터가량으로 늘어나고 사업비도 2조1천억 원에서 1500억~3000억 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강원도가 휴전선과 가까운 접경지역이라는 점도 우회노선 추진에 걸림돌이 된다. 

동서고속화철도가 지나는 지역에 22사단 등 여러 군부대가 밀집해 있어 원천적으로 군사시설 보호구역 등 군부대 관련 구역을 피해 노선을 계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강원도는 미시령 터널 아래로 철도를 통과하게 하는 방안이 가장 경제적일뿐더러 환경에도 영향을 덜 미친다는 태도를 보인다.

강원도청 관계자는 “오히려 우회노선을 추진하면 노선 길이가 길어지면서 환경훼손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최단거리로 백두대간을 지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철도가 설악산 국립공원을 통과하게 되면 당연히 주변 환경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지하화 여부와 상관없이 철도의 국립공원 관통 자체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최 지사는 마지막 강원도지사 임기 안에 숙원사업의 첫 삽을 뜨길 원하는데 환경부의 요구대로 국립공원 우회노선을 수용하기가 어렵다.

노선 변경으로 사업비가 늘어나면 2016년에 이미 통과한 예비 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예비 타당성 조사가 일반적으로 6개월가량 소요되고 이후 사업 적정성 검토, 전략 환경영향평가 등 다양한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데도 1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임기 안에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동서고속화철도는 춘천과 속초를 고속철도로 잇는 사업이다. 완공되면 서울에서 속초까지 75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1987년부터 대통령 공약으로 제시돼 2016년 비로소 확정됐지만 2017년 10월부터 환경부의 전략 환경영향 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현재까지 30년 넘게 지연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