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의 기사회생, 이홍구의 사업 다각화 전략  
▲ 이홍구 한글과컴퓨터 부회장

이홍구 한글과컴퓨터 부회장이 한글과컴퓨터의 사업영역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1세대로 한때 ‘벤처신화’를 썼지만 소프트웨어산업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었던 어두운 과거를 안고 있다.

이홍구 부회장은 한글과컴퓨터는 이런 어려움을 제품영역 다각화로 극복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클라우드 지원법 통과에 따라 한글과컴퓨터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클라우드 서비스사업에서 찾으려고 한다.

◆ 한글과컴퓨터 새 사업영역 계속 찾는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해 761억7천만 원의 매출을 올려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화면터치’, ‘음성인식’ 등 새로운 기술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20일 전자 문서의 출력이 가능한 터치스크린 장치와 터치스크린 장치의 분할화면 제어방법에 관한 특허권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한글과컴퓨터는 이번 특허를 바탕으로 키보드 없이도 문서를 작업할 수 있는 오피스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했다.

한글과컴퓨터는 또 음성인식 기술도 주목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이전받은 '음성인식 자동번역 솔루션' 기술을 통해 외국어 교육과 관련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글과컴퓨터는 음성인식 기술을 주력제품인 ‘한글오피스’에도 탑재하려고 한다.

한글과컴퓨터는 이를 위해 자동 통번역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시스트란’과 음성인식 자동번역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는 등 번역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음성인식 자동번역 기술이 한글과컴퓨터의 다양한 제품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구체화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글과컴퓨터의 기사회생, 이홍구의 사업 다각화 전략  
▲ 이홍구 한글과컴퓨터 부회장이 지난해 6월 클라우드 서비스 제품 '넷피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 사업다각화 통한 기사회생

전문가들은 한글과컴퓨터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사업다각화로 최악의 부진을 벗어났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글과컴퓨터는 설립 이후 3년 만인 1993년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며 이른바 ‘벤처신화’를 써내려 갔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컴퓨터 사용인구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불법복제 소프트웨어 문제와 직면했다. 오피스 프로그램시장의 경쟁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버거운 상대였다.

한글과컴퓨터는 결국 1998년 외환위기 사태까지 겹치며 유동성 문제로 부도위기까지 내몰린 뒤 2003년부터 2009년 사이에 주인이 모두 8번이나 바뀌는 시련을 겪었다.

한글과컴퓨터는 2010년 말 김상철 회장에게 인수되고 이홍구 부회장이 수장을 맡으면서 새로운 전기가 마련했다.

이 부회장은 한국IBM과, 컴팩코리아, 한국HP 등을 거쳐 델코리아 사장을 지낸 IT 전문가다.

이 부회장은 “국내 소프트웨어기업에서 글로벌 종합솔루션 서비스기업으로 거듭나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글로벌 IT 혁신그룹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부회장이 한글과컴퓨터를 수렁에서 건져내기 위해 제시한 것은 사업다각화와 글로벌시장 진출이었다.

당시 업계에서 글로벌 오피스시장이 이미 MS와 구글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선점해 한글과컴퓨터가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이 부회장도 “솔직히 MS나 구글을 이길 자신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그래도 한글과컴퓨터가 가진 장점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이 있을 것”이라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모바일 분야만큼은 자신있다”며 PC용 소프트웨어에 치우친 한글과컴퓨터의 제품군을 모바일로 확장한다면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한글과컴퓨터는 모바일 사업역량을 키우기 위해 2012년과 2013년 각각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 기업 ‘이지포토’와 모바일 프린트 업체 ‘소프트웨어 이미징’을 인수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아래아한글’, ‘한컴오피스’ 등 소프트웨어 제품영역을 PC용 소프트웨어에서 모바일로 확장하며 수익성을 개선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이런 노력을 통해 현재 판매하고 있거나 개발하고 있는 제품군을 20여 개 수준으로 크게 늘렸다.

한글과컴퓨터는 2010년 매출이 469억 원에 머물렀으나 3년 만에 2배 가까이 성장해 2014년 761억 원 규모로 커졌다. 2011년 1분기부터 매분기 연속 분기 최대매출 기록도 갈아치우고 있다.

◆ 클라우드사업에 거는 기대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 제주도에서 열린 전략발표회에서 2023년까지 한글과컴퓨터를 매출 1조 원의 글로벌IT그룹으로 키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국내 소프트웨어기업에서 글로벌 종합솔루션 서비스기업으로 거듭나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글로벌 IT 혁신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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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과컴퓨터의 주력상품 '한컴오피스2014' <한글과컴퓨터>
이 부회장이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크게 기대하고 있는 분야가 클라우드사업이다.

클라우드지원법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산업 규모가 현재 6천억 원에서 2017년까지 1조6천억 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공공기관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을 적극 지원하기로 해 ‘한컴오피스’를 공공기관에 오랫동안 납품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한글과컴퓨터도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해부터 클라우드사업 진출을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 프로그램 ‘넷피스’를 개발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상반기 안에 넷피스를 출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부회장은 클라우드사업을 한글과컴퓨터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사업 가운데 하나로 본다.

이 부회장이 이달 초 한글과컴퓨터의 사내 벤처로 운영되던 ‘한컴커뮤니케이션’을 자회사로 분사하며 힘을 실어준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한글과컴퓨터의 벤처정신을 계승한 뉴 벤처 설립을 통해 혁신적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글과컴퓨터는 앞으로 직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사업화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