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하반기 미국증시가 본격적인 강세장을 연출할 거란 전망이 나오며 미국 주식을 직접 담는 국내 투자자들(서학개미)도 증가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서학개미 유치 경쟁이 삼복더위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하반기 미국증시 더 뜨겁다", 삼복더위 무색한 증권사 서학개미 유치 열기

▲ 하반기 미국증시가 강세장에 본격 접어들 거란 전망이 나오며 서학개미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뉴욕 증권거래소. < The Boston Globe >


KB증권은 3일부터 ‘미국주식 24시간 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 미국주식을 구매할 때 환전수수료 없이 원화로 거래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KB증권은 서비스 출시를 기념해 신청시 2만 원 상당 해외주식쿠폰 지급, 미국주식 100만 원어치 이상 거래시 1만 원 상당 해외소수점주식을 주는 이벤트도 올해 들어 해외주식 거래내역이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KB증권 외에도 다양한 증권사들이 이같은 서학개미 모시기 이벤트 경쟁에 뛰어들었다. 미국증시는 우려와 달리 상반기 강한 성장세를 보였는데 하반기엔 강세장이 펼쳐질 거란 전망이 나오자 국내 증권사들이 국내 미국주식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 S&P500 지수는 6월30일 종가 기준 올해 들어 16% 상승하며 상반기 미국증시가 우려와 달리 상승세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인플레이션 약화와 AI(인공지능) 열풍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률 측면으로 봐도 MSCI US(미국) 수익률 지수는 현재 2000을 웃도는 수준인 반면 MSCI EAFE 수익률 지수는 500에 조금 미치지 못한다. 미국증시 수익률이 기타 선진국 증시의 4배 이상인 것이다. MSCI EAFE는 MSCI 선진국 지수에서 미국과 캐나다를 뺀 지수로 유럽 선진국 전체와 일본, 호주 등이 포함돼 있다. 

한편 미국증시가 이같은 상승세를 더 키워 하반기엔 본격 강세장에 접어들 거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S&P500 지수는 지난해 10월 저점 대비 20% 이상 높은 수준으로 강세장 진입의 조건에 부합한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증시는 7월 숨고르기 후 본격적인 강세장에 접어들 것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2분기 미국기업들의 실적발표 시즌이 시작되면 강세장의 열기가 더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AI 열풍에 힘입어 2분기 미국기업의 깜짝 호실적 발표 가능성이 높아 미국증시의 상승세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서학개미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5월 594억 달러(약 77조 원) 규모던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6월 654억 달러로 늘어났다. 거래대금으로도 5월 206억 달러 규모에서 6월 266억 달러로 29.1% 증가했다.

이에 증권사들의 서학개미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키움증권은 ‘생애최초 고객 40달러 지급’ 이벤트와 ‘키움으로 해외주식 옮기기’ 이벤트 기간을 9월30일까지로 최근 연장했다.

‘생애최초 고객 40달러 지급’ 이벤트는 2019년 이후 해외주식을 처음 시작한 고객에게 이벤트 신청시 40달러를 지급한다. ‘키움으로 해외주식 옮기기’ 이벤트는 해외주식 1천만 원 이상을 다른 증권사에서 키움증권 계좌로 옮기면 1만~15만 원까지 현금을 지급한다.

하나증권도 해외주식 1천만 원어치 이상을 하나증권 계좌로 옮겨오면 최대 100만 원까지 투자지원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8월말까지 진행하고 있다. 

한편 미국주식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하는 이벤트도 많다. 미래에셋증권은 연말까지 미국주식 온라인 매수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으며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미국주식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한발 더 나아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내는 세금인 ‘SEC 요금’도 무료로 하고 있다.  
 
"하반기 미국증시 더 뜨겁다", 삼복더위 무색한 증권사 서학개미 유치 열기

▲ 서학개미 모시기에 증권사들이 분주한 가운데 지나친 경쟁은 오히려 실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다만 이같은 이벤트 경쟁이 지나친 출혈경쟁으로 이어져 증권사의 수익구조에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이는 실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하반기 미국증시에 강세장이 펼쳐지지 않을 거란 전망도 있다.

영국 언론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월30일 기사에서 “AI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모두 선반영돼 있다”며 “AI가 실제 혁신을 불러오기 전까진 하반기 미국증시는 횡보장세가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