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DB산업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강 회장은 정부의 현물출자와 후순위채권 발행으로 건전성 지표의 회복을 노리고 있으나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한국전력의 적자 행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
 
산은 건전성 지표 위험수위, 강석훈 현물출자 채권발행에도 커지는 고민

▲ KDB산업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사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산업은행 안팎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BIS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3%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산업은행이 맡고 있는 정책금융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의 BIS비율은 최근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3% 문턱까지 다다른 상태다.

BIS비율은 은행이 잠재적으로 떠안고 있는 위험가중자산을 자기자본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평가하는 수치를 말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자본 건전성이 양호하고 부실 위험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의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BIS비율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BIS비율은 2020년 15.96%, 2021년 14.88%, 2022년 13.40%까지 내려온데 이어 올해 3월 기준으로 13.08%까지 주저앉았다. 

BIS비율 하락은 국책은행으로서 정책금융 지원을 담당하는 산업은행의 기업대출 여력의 축소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BIS비율이 0.01%포인트 하락하면 산업은행의 대출 여력은 약 2500억 원 감소한다.

이에 강 회장은 정부로부터 현물출자를 받고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며 BIS비율 끌어올리기에 힘을 들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산업은행의 재무 건전성 개선을 이유로 1조 원대 규모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분을 현물출자했다.

산업은행도 3월 이사회를 통해 정책금융 수행을 위한 자본 적정성 확보를 위해 2조 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 산업금융채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업계에서는 강 회장이 BIS비율을 개선하기 위해 HMM 매각 등 부실자산 매각에도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산업은행에서 관리하는 부실기업을 조기에 매각할 경우 그동안 손실로 잡혔던 부분이 회복돼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가 산업은행의 BIS비율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은 강 회장의 근심거리다.

산업은행은 한전 지분 32.9%를 보유한 대주주다. 이에 지분법상 한국전력에서 1조 원대 손실이 발생하면 산업은행은 BIS비율이 0.06%포인트 낮아지는 영향을 받게 된다.

한국전력의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전기료를 인상하고 한국전력에서도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적자를 해결하는데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강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저희가 이걸 만회하기 위해 다른 분야에서 수익을 열심히 올려 만회하려 하고 있으나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증자는 항상 정부와 협의해서 하고 있다”며 “작년과 올해 현물출자로 정부에서 1조 원 정도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BIS 비율 제고를 위해서 각고의 자체적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서 올해 예정된 자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