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현준 쌍용C&E 대표집행임원 사장의 올해 경영 목표는 영업이익 두자릿수 이상 증가다.

이 사장은 경쟁사보다 먼저 시설 투자를 마친 만큼 상반기에 가동률을 끌어올려 시멘트 판매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여기에 적절한 가격 인상이 이뤄지면 전기요금 등 원가부담을 상쇄해 목표 달성에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현준 쌍용C&E 올해는 실적 목표 달성할까, 시멘트 가격 인상이 관건

▲ 이현준 쌍용C&E 대표집행임원 사장이 올해 영업이익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라는 경영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쌍용C&E가 전기료 인상에 따라 시멘트 가격을 언제, 얼마큼 올리느냐가 실적 방향을 가를 것이라 보고 있다. 

쌍용C&E는 2023년 영업이익 목표로 2500억 원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2209억 원)보다 13.2% 늘어난 수치다.

증권가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쌍용C&E가 전년 대비 12% 감소한 194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해 목표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건설사들이 분양경기를 고려해 공동주택 착공 계획을 줄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착공 면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건설시장 둔화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반면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쌍용C&E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2527억 원으로 제시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유연탄 가격 하락에 따른 연료비 부담 완화 가능성이 긍정적"이라며 "높아진 전력비 원가 구조를 방어할 추가적 판가인상 폭과 시기 여부가 실적 추정의 변수"라고 바라봤다.

국내 시멘트 수요량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분양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어 경영환경은 만만찮지만 이 사장은 적극적 경영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고 노동조합도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해 임금을 동결하는 등 위기극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현준 사장은 우선 1분기 경쟁사들의 가동률 감소 공백을 노려 판매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멘트업계는 폐플라스틱 등 순환자원을 사용해 유연탄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순환자원 2톤으로 유연탄 1톤을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탄소배출 저감은 물론 폐기물 소각을 통한 수수료수익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고 연료 가격의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쌍용C&E는 2020~2021년 순환자원처리시설 1차 시설 투자를 끝내고 지난해 생산혁신 2단계로 시설 안정화 투자도 완료했다. 이에 지난해 쌍용C&E의 공장 가동률은 95% 수준까지 올라왔고 올 상반기까지 이 수준을 유지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반면 삼표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 경쟁사들은 올해 상반기에 자원순환처리시설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보여 가동률 하락이 예상된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시멘트사들은 일반적으로 동절기 비수기 때 소성로 등 설비를 확충하거나 보수를 진행해 가동률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올해는 대부분 시멘트사들이 자원순환처리시설 투자를 같이 병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둬 보수일정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멘트업계의 원가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연탄과 전력요금이 각각 시멘트 생산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는데 유연탄 가격은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 전력요금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운영하는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를 보면 호주산 유연탄(Australia Premium Low Vol) 가격은 지난해 말 톤당 288.5달러를 보였다가 지난 10일 기준 366달러로 크게 올랐다. 

2022년 3월 톤당 670달러 수준보다는 크게 떨어졌지만 지난해 7월 200달러까지 떨어진 뒤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고 2020년 톤당 100~130달러 안팎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셈이다.

여기에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1일부터 전기요금이 kWh당 13.1원 올렸다. 한국전력공사 경영정상화를 위해 올해 kWh 당 51.6원의 전력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데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라 추가 인상 가능성이 크다.

시멘트업계는 올 초 전력요금 인상으로 1분기에 업체마다 평균적으로 영업손익이 100억 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쌍용C&E는 다른 시멘트사보다 생산능력이 큰 만큼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원가 상승 요인이 두드러지고 있어 이 사장은 시멘트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원가가 오를 때 적시에 판매가격에 반영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쌍용C&E는 지난해 4월 1만2천 원, 같은 해 11월 1만4천 원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다만 원가가 올랐던 시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3분기까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쌍용C&E의 지난해 영업이익을 분기별로 보면 1분기 4억 원, 2분기 520억 원, 3분기 361억 원을 보이다 4분기에 1322억 원을 거뒀다.

쌍용C&E는 4분기 가동률이 95%까지 올라오면서 판매량이 늘었고 시멘트 가격 인상이 온전히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탄소배출권을 4분기에 한꺼번에 매각하면서 이익이 180억 원 가량이 들어왔다.

쌍용C&E 최고재무책임자를 맡고 있는 김두만 부사장은 지난 10일 신영증권 SEED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올해 정부방침을 보면 전력요금이 올라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멘트 가격 인상을 할 수밖에 없다”며 “구체적 시점과 인상폭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현준 사장은 승진 첫 해인 지난해 영업이익 목표 달성에 실패한 만큼 올해는 실적 달성을 더욱 벼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C&E는 지난해 매출 1조9천억 원, 영업이익 2900억 원 목표를 세웠는데 매출은 1조9650억 원으로 목표 달성에 성공했으나 영업이익은 2209억 원으로 목표를 밑돌았다.

이 사장은 2021년 12월 대표집행임원 부사장에서 대표집행임원 사장으로 승진했다. 시멘트에서 환경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이끌고 탄소중립 구현을 위한 대규모 설비투자 및 공정개선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선 점을 인정받았다. 

이 사장은 지난해 쌍용C&E가 창립 60주년을 맞이해 종합환경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탈석탄, 100% 자가발전 실현 등의 구체화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8월 쌍용C&E 노조와 비상경영체제에 동참하는 공동선언문도 발표했다.

이 사장은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보성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1985년 쌍용양회(현 쌍용C&E)에 입사했고 2017년 대표집행임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2018년 적극적 소통능력을 인정받아 2018년 제30대 한국시멘트협회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