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현실 기기 쓰임새 더 넓어진다, LG이노텍 삼성전기 사업 확대 기회

▲ 메타와 애플 등 전자기기업체들이 새로운 확장현실 기기 출시를 앞두면서 새로운 폼팩터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LG이노텍 >

[비즈니스포스트] 메타가 확장현실 기기로 스마트폰에 버금가는 IT제품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확장현실 기기가 IT부품 시장에도 활기를 불어넣으면서 LG이노텍과 삼성전기의 사업도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4일 IT업계에 따르면 메타가 10월11일 내놓을 확장현실 기기에는 기존 가상현실(VR)뿐 아니라 증강현실(AR) 기능까지 지원되며 사용처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IT전문매체 XR투데이는 “메타가 이번에 내놓을 메타 퀘스트 프로는 장착된 카메라를 활용해 증강현실까지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메타의 새 확장현실 기기는 엔터테인먼트 뿐만 아니라 일과 교육을 위한 뛰어난 장치로 거듭날 것이다”고 바라봤다.

가상현실(VR) 기기는 그동안 즐길거리(엔터테인먼트)라는 관점에서 개발이 진행됐는데 현실에 가상 이미지를 덧씌우는 증강현실(AR) 기능까지 확장됨에 따라 쓰임새가 더욱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조선업계와 같이 위험성이 높은 산업현장에서는 가상현실 기기를 활용해 안전교육을 실시한 사례도 있는데 앞으로 다른 산업현장으로도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확장현실 기술을 활용해 물류창고나 배송 차량에 물품을 가상으로 배치해보고 효율적 배송시스템을 계획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며 “기존의 클라우드 시스템과 접목해 다양한 산업군과 연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이 무선 전화기에 MP3와 인터넷 기능을 결합하면서 등장했던 것처럼 확장현실 기기도 증강현실 등 새로운 기능을 더하면서 휴대성이 높아지면 널리 대중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많다.

KB증권에 따르면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동시에 구현하는 확장현실(XR) 수요는 2021년 1천만대 수준에서 2030년에는 10억 대를 웃돌면서 스마트폰 시장 규모(14억 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글로벌 확장현실 산업의 시장규모는 2500억 달러(약 3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확장현실 기기의 성장을 위해 휴대성과 고도화된 연산처리가 중요해지면서 고성능 반도체와 3D센서 관련 부품 수요도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타가 올해 10월 출시할 메타 퀘스트 프로를 통해 기존 확장현실기기와는 차별화된 플랫폼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로운 기기에는 모두 11개의 카메라와 12GB D램이 들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카메라 모듈 및 3D센싱 부품을 생산하는 LG이노텍, 고성능 반도체 기판을 생산하는 삼성전기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확장현실 기기 쓰임새 더 넓어진다, LG이노텍 삼성전기 사업 확대 기회

▲ 확장현실 기기의 보급이 늘어나고 본격화되면 엔터테인먼트 뿐만 아니라 교육, 물류, 조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 LG이노텍 >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커페시터(MLCC)와 카메라모듈, 반도체기판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어 확장현실 시장에서 경쟁력이 부각될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MLCC는 전기제품의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제어하는 댐과 같은 역할을 하는 핵심 장치로 기존 IT제품뿐만 아니라 확장현실 기기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카메라모듈 역시 증강현실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부품으로 갈수록 탑재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삼성전기는 확장현실의 기반이 되는 메타버스와 클라우드 시장에 대비해 관련 준비를 단단히 해 온 만큼 새로운 폼팩터 시장에서 앞서나갈 공산이 크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메타버스와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차세대  IT제품에 들어가는 부품과 전기차, 자율주행 등 자동차 전장에 들어가는 부품을 2개의 성장축으로 삼고 ‘초일류 테크 부품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이노텍 역시 확장현실 산업에서 앞서갈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꼽힌다.

LG이노텍은 확장현실 기기의 기반이 되는 메타버스(가상공간)를 몰입형 플랫폼으로 만드는데 필요한 3D 센싱 부품을 만들고 있다.

LG이노텍의 3D센싱용 ToF기술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가상공간을 실제와 거의 동일하게 구현하는데 중요한 3D 센싱 카메라의 핵심부품으로 메타버스 시대의 ‘눈’으로 여겨진다.

ToF(Time of Flight)는 비행시간 측정의 줄임말로 피사체를 향해 발사한 빛이 튕겨져 돌아오는 시간을 거리로 측정해 사물의 입체감과 공간정보, 움직임 등을 인식한다.

일반적 카메라와 달리 원이나 곡면 등 일정하지 않은 피사체의 사이즈와 부피 측정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의 밝기에 영향을 받지 않아 정확한 입체감을 구현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전세게 3D센싱 시장 규모는 2020년 30억 달러 수준에서 2024년 100억 달러(약 14조 원)로 연평균 28%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뿐만 아니라 다른 글로벌 전자회사들도 확장현실 기기에 힘을 주고 있어 LG이노텍의 사업기회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의 주요 고객회사인 애플도 내년 1분기 확장현실 기기를 내놓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확장현실기기에 들어가는 부품인 3D센싱 기술과 관련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주요 고객회사인 애플과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며 “확장현실 시장에서 위상을 단단히 다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