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단기 국채금리가 장기 국채금리보다 높아지는 '역전현상'이 나타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 장단기 금리차를 두고 과도하게 우려하는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경기침체 우려에 증권가 불안심리 확산, 그래도 아직은 '주식투자가 답'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장단기 금리차 축소 및 역전 여파로 불안심리가 확대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미국 경제의 패턴을 보면 장단기 금리차 역전 없이 경기침체가 찾아온 적은 없었다"며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주식시장의 투자매력은 상대적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물가상승과 긴축부담이 계속되는 만큼 채권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함께 원자재 가격의 변동폭 확대됐기 때문에 주식 외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외에 대안이 없다는 ‘TINA(There Is No Alternatives)’ 장세가 진행되고 있다"며 "다만 증시에서 지역별, 기업별 차별화가 진행중인 만큼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단기 채권의 금리역전 현상이 나타난 뒤 경기침체가 발생하기까지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때 과도한 우려는 피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금리차 역전은 경기침체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을 시사한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침체까지는 오히려 여유가 있다"고 바라봤다.

박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가 최소 2%대까지 오르고 △1~2년 안에 금리인하 필요성이 반영되기 시작할 때 경기는 침체기에 접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이후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올해 말 1.9%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를 바탕으로 따져보면 경기침체 가능성에 본격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시점은 올해 연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29일 2.39% 수준에서 움직이던 미국 2년 만기 국채금리가 한때 10년 만기 국채금리를 앞지르는 상황이 나타났다.

2년물 국채금리가 10년물 국채금리보다 높은 수준에 이른 것은 2019년 9월 미국과 중국이 무역갈등을 빚었던 때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보통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자금이 오래 묶이는 탓에 인기가 없고 그에 따른 보상으로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해야 투자자들을 모을 수 있다.

하지만 2~3년 안에 경기침체가 발생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장기채권에 투자하면 단기에 경기침체가 오더라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만큼 장기채권의 인기가 높아진다. 단기채권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지 않아도 충분한 자금을 모을 수 있게 된다.

이에 장단기 국채금리의 역전현상은 '이상 신호'라고 볼 수 있고 대표적 경기침체 전조증상으로 꼽힌다.

과거 사례를 살펴봐도 단기채권 금리가 장기채권 금리를 앞지르고 1~2년 안에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1980년대부터 미국 경제는 모두 6차례 위기를 겪었는데 침체국면에 접어들기 전에는 항상 장단기 국채금리가 역전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역전을 두고 "미래에 대한 지나친 비관전망이나 공격적 긴축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기대 등으로 잘못된 신호가 섞인 결과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는 태도를 보였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