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명품'이 역설적으로 대중화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

23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명품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맞춰 유통기업들은 '명품의 대중화'를 위해 브랜드 입점확대, 물류체계 강화, 카테고리 확장 등의 전략을 내놓고 있다.
 
명품 대중화 시대, 유통기업들 고객 접점 확대 총력전

▲ 서울의 한 백화점 루이비통 매장.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보복소비와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의 가치소비 성향이 확산하면서 지난해 국내 명품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국내 명품시장 규모를 2021년 15조8800억 원으로 집계했다. 2020년 14조9964억 원에서 5.9% 성장한 것으로 세계 7위의 시장규모다.

특히 명품 구매 증가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멤버스에 따르면 자체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8~2019년과 비교해 2020~2021년 명품 구매건수는 23.0% 증가했다.

특히 2018년과 비교해 2021년에는 20대(70.1%)의 명품 구매건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뒤를 이어 50대(62.8%), 30대(54.8%), 60대 이상(41.3%), 40대(19.2%) 순으로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유통기업들은 올해도 명품 판매량 확대를 위한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2021년 백화점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5.8%와 비교해 2배 넘게 증가한 33%로 나타나는 등 백화점은 명품시장 성장에서 가장 큰 수혜를 봤다.

백화점업계에서는 지난해 거래금액 1조 원 이상을 달성한 백화점 점포가 기존 5곳에서 11곳으로 늘어났는데 명품 판매 증가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거래금액 1조 원을 달성한 백화점 매장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제외하고 모두 3대 명품인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이 입점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처럼 명품 판매채널 가운데 가장 앞서 있는 백화점업계는 올해 해외 명품 브랜드 입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명품 판매채널로 떠오른 명품 전문 플랫폼들도 올해 고객 확보를 위한 사업전략을 짰다.

지난해 온라인 명품시장 규모는 1조747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명품시장 규모에서 약 11% 수준에 그치지만 2015년 1조455억 원에서 5년 만에 52% 성장하는 등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머스트잇, 발란, 트렌비 등 국내 명품 플랫폼들은 카테고리 확장, 물류체계 강화 등으로 고객 유치에 소매를 걷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3527억 원의 거래금액을 달성하며 거래금액 기준 명품 플랫폼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머스트잇은 명품 브랜드를 내세운 기획전과 매거진 발행을 통해 고객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뷰티, 가전, 키즈 등으로 브랜드 카테고리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발란은 올해 중고, 뷰티, 시계, 주얼리 등 카테고리 확장과 국내외 풀필먼트(물류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글로벌 명품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트렌비는 기존 7개국의 해외지사 및 물류센터를 올해 더욱 확대해 명품 직수입 풀필먼트시스템을 통한 상품 비중을 기존 60~70%에서 더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VIP고객을 대상으로는 온라인 기획전도 준비하고 있다. 

‘오픈런’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차익을 노린 명품 리셀 플랫폼들과 저렴한 가격으로 명품소비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명품 대여 플랫폼들도 등장해 명품시장 규모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