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학 회장이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린 쎌마테라퓨틱스를 구할 수 있을까?

윤 회장은 지난해 1월 코스피 상장사인 쎌마테라퓨틱스로 영입된 뒤 바이오 및 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체질 변화를 이끌고 있는데 회사가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쎌마테라퓨틱스 러시아 백신 유통 절실, 윤병학 상장폐지 위기 넘을까

▲ 윤병학 쎌마테라퓨틱스 회장.


3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쎌마테라퓨틱스가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사업에 참여할지를 두고 기대감이 커지던 가운데 상장폐지 통지를 받으면서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당황하고 있다. 

쎌마테라퓨틱스가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사업을 주도했던 만큼 사업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윤 회장은 백신사업을 성사시키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윤 회장은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사업이 상장폐지 위기를 벗어나는 데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바라본다.

쎌마테라퓨틱스는 휴먼엔, GC녹십자, 안동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등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러시아 추마코프연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코비박’의 위탁생산(CMO)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쎌마테라퓨틱스는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4월20일까지 한국거래소에 이의신청을 제기하지 않으면 상장폐지된다. 

감사의견 거절 이유는 ‘재무제표에 대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 부족’으로 쎌마테라퓨틱스는 외부감사인이 문제삼은 감사증거를 충분히 확보해 재무제표가 신뢰할 수 있도록 작성됐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한국거래소를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쎌마테라퓨틱스의 감사를 맡은 예일회계법인은 여기에 더해 자본잠식 우려가 있다고 감사보고서에서 강조했다. 

쎌마테라퓨틱스가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기업 NBTCJSC 지분이 제대로 회계 처리됐는지 판단할 수 있는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감사의견 ‘거절’의 직접적 이유로 들었지만 사실상 ‘기업의 존속능력’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2년 연속 자본금 50% 이상 잠식도 코스피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된다. 

예일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사항으로 이용자는 2020년 말 기준 순손실 194억8900만 원이 발생하였고 2020년 말 기준 기업의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48억3400만 원 더 많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이는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쎌마테라퓨틱스는 실적을 개선한다면 기업의 계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쎌마테라퓨틱스는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사업에서 유통을 담당할 가능성이 큰 데 백신규모가 1억 도스에 이르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수익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쎌마테라퓨틱스는 지속적으로 영업적자를 내고 있어 흑자전환이 시급하다. 최근 3년 사이에만 영업손실이 300억 원을 넘는다. 

윤 회장은 3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부터 진행해 왔던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사업의 본격화가 눈 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넘어야 할 고비가 또 생겨 답답하다”며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사업은 포기할 수 없는 사업으로 계속 이어갈 것이며 상당히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어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과 성장성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윤 회장이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증명하는 일부터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보는 시선도 제약바이오업계에서 나온다.

외부감사인이 문제 삼은 감사증거를 충분히 확보하는 일은 언뜻 보면 간단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쎌마테라퓨틱스의 감사를 맡은 예일회계법인은 감사증거 부족을 이유로 감사보고서 제출을 일주일이나 미뤘던 것으로 파악된다. 

쎌마테라퓨틱스가 1981년 처음 설립된 뒤 회사이름을 13번이나 바꾸고 올해만 대표이사를 3번이나 바꾸는 등 불안정하게 운영돼 왔다는 점도 한국거래소로부터 점수가 깎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