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가 현시점에서 한국 배터리3사에 영향을 미칠 경쟁상대가 되기엔 역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유럽 노스볼트가 최근 공격적 설비투자 계획을 세우고 폴크스바겐의 전기차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면서도 "전기차배터리 양산 경험이 전무해 국내 배터리3사의 경쟁상대로 보기엔 역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노스볼트 배터리 신흥강자 부상, "양산경험 없어 한국3사에는 역부족"

▲ 노스볼트 로고.


노스볼트는 스웨덴 전기차배터리 제조사로 유럽연합(EU)이 전기차배터리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최근 폴크스바겐의 전기차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돼 140억 달러(16조 원) 규모의 수주를 확보했다.

노스볼트는 2023년과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스웨덴과 독일에 각각 4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노스볼트가 2025년까지 계획대로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면 전기차 1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2025년까지 연 700만 대 넘는 규모의 전기차배터리를 유럽 현지에서 자체 생산한다는 유럽연합 목표의 최대 14% 수준을 달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노스볼트가 아직 전기차배터리 양산 경험이 없다는 점이 한국 배터리3사에 영향을 미칠 경쟁 상대로 판단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고 연구원은 "노스볼트는 양산 경험이 전무해 원가 경쟁력, 품질 경쟁력, 양산 능력 등을 평가할 지표가 없다"며 "과거 다임러(2014년), 보쉬(2018년) 등의 전기차배터리 생산 경험 뒤 사업중단 사례를 고려하면 신생업체의 전기차배터리사업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임러는 2014년 자체 배터리 생산중단 발표를 한 뒤 주로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배터리를 받고 있다.

보쉬는 투자 대비 성과의 가시성이 떨어지자 2018년 2월 자체 배터리 생산중단 발표를 하고 배터리 개발 합작사인 리튬에너지앤드파워(LEAP)를 해산했다.  

노스볼트는 한국 배터리3사와 비교해 업력도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설립기간을 포함해 노스볼트의 배터리사업 경험은 5년 정도에 그치지만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배터리 제조사는 20년 넘는 사업경험을 보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