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안전사고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손 사장은 잦은 안전사고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철도 안전관리 전반에 힘을 쏟겠다고 공언했지만 올해도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아 안전관리에 소홀했다는 의원들의 비판을 받을 공산이 크다. 
 
손병석, 한국철도 잦은 안전사고에 올해도 국감 추궁 피하기 어려워

손병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4일 한국철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15일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은 한국철도에서 발생하는 잦은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마련을 손 사장에게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철도에서는 올해 노동자가 크게 다치거나 열차 운행에 지장이 발생한 크고 작은 안전사고들이 잇따라 발생했다. 

7월 부산시 부산진구 가야역에서는 철로 위에서 입환업무를 하던 노동자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범계역에 들어서던 지하철 4호선이 전기장애로 멈춰서는 사고가 있었다. 

4월에는 용산행 급행 전동열차가 영등포~신길역 구간에서 탈선하는 안전사고가 발생했으며 2월 구로역에서는 선로 보수작업을 하던 장비차량이 궤도를 이탈하기도 했다. 

한국철도가 발주한 공사에서도 해마다 사망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위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국토교통부 소관 발주공사 사망자 현황’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0년 9월까지 한국철도가 발주한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모두 5명이다. 

2017년에는 2명, 2018년과 2019년, 2020년 9월까지는 해마다 각각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소 의원은 3일 내놓은 보도자료를 통해 “가장 모범이 돼야 할 공공기관조차 건설현장 대형 인명사고가 반복하고 있다”며 “안전보다 효율을 중시하는 건설현장, 노사의 낮은 안전의식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손 사장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안전관리에 힘을 쏟겠다고 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셈이다. 

한국철도는 2019년 9월 감사원으로부터 철도안전관리 전반에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손 사장은 이러한 지적을 받은 뒤 참석한 지난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철도안전 관리실태가 미흡하다는 감사원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며 심기일전해 개선대책을 추진하겠다"며 "첨단시스템을 접목해 사람중심의 철도안전시스템을 만들어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국철도가 단행한 조직개편과 관련해 충청북도 지역사회에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국정감사에서 충북지역 의원들이 조직개편과 관련한 지역사회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할 가능성도 나온다.

한국철도는 9월 조직개편을 통해 대전충남본부와 충북본부를 대전충청본부로 통폐합했다. 

본부 통폐합에 따라 기존 제천시 충북본부에서 일하던 직원 가운데 약 30명은 대전시에 있는 대전충정본부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충북지역의 기초자치단체장들은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철도 충북본부 직원들이 지속해서 대전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바라본다.

충북시장군수협의회는 9월 국회를 방문해 국토교통위원장인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국토위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을 찾아가 지역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충북본부 통폐합을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건의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국토교통위원회 의원 가운데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가 각각 충북 청주시와 충주시인 만큼 지역주민들의 거센 민원을 반영해 지역본부 통폐합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손 사장에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손 사장은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미래가 불투명한 위기 상황에서 생산성과 경쟁력 제고 노력은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고통이 뒤따르겠지만 조직개편은 안정을 바탕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철도가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대규모 영업손실이 예상됨에 따라 이와 관련한 대책 마련도 국정감사에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도는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만 6천억 원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8월부터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고 있어 한국철도는 올해 말까지 영업손실 1조 원가량을 낼 것이라는 자체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철도는 2019년 기준으로 매출 6조4013억 원, 영업손실 1083억 원을 봤다. 

손 사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KTX 정차역 확대와 공급좌석 확충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며 "중단거리 셔틀운행체계도 개편해 물류사업의 경쟁력도 지속적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