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인보사’의 미국 임상 재개 여부의 결정이 임박하면서 박문희 코오롱생명과학 공동대표이사가 대책 마련을  위해 부심하고 있다.

임상 재개를 통보받으면 코오롱생명과학이 직면한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얻게 되지만 임상 재개가 불발된다면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와 기술수술 반환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인보사 미국 임상 재개될까, 코오롱생명과학 맡은 박문희 조마조마

▲ 박문희 코오롱생명과학 공동대표이사.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인보사의 임상3상 재개 여부를 4월 안에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에 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티슈진은 3월11일 미국 식품의약국이 임상 재개를 위해 요구한 인보사의 추가 보완자료를 제출했다.

일반적으로 서류 접수 뒤 한 달가량의 검토 기간이 걸리는 것을 고려했을 때 4월 안에 임상 재개 여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박 대표는 3월 말부터 이우석 공동대표이사와 코오롱생명과학을 이끌고 있다. 

이 대표가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약사법 위반 등으로 구속됐기 때문에 미국 식품의약국의 결정에 따라 벌어질 일들을 혼자서 도맡아 풀어 나가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만약 임상 재개가 불발된다면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문제가 당장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코스닥 상장 과정에서 인보사와 관련해 허위자료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가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개선기간을 부여받으며 1년의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한영회계법인이 최근 코오롱티슈진 사업보고서에 ‘감사의견 거절’을 제출하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새로 발생해 16일 상장폐지 여부를 가릴 기업심사위원회가 열린다.

코스닥시장본부가 지난해 미국에서 인보사의 임상이 재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개선기간을 부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사 도중에 미국에서 임상 재개 불발이 전해진다면 박 대표는 미국 임상이 불발됐더라도 인보사 개발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기업의 계속성과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상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가 실제로 투자자의 피해를 고려해 실질심사 대상에 올리고도 상장폐지 결정을 내리지 않은 사례도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고의 분식회계 혐의로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았지만 기업의 계속성과 투자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폐지를 모면했다.

게다가 박 대표는 인보사의 기술수출 계약금 반환 문제도 막아야 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다국적제약사 먼디파마 등과 인보사 제품 수출과 관련 기술수출로 약 1조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회사들은 현재 인보사의 임상 재개 여부를 주시하면서 계약금 반환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법적으로 반환할 자금은 모두 마련해 놓았지만 수출 상대방에서 아직 반환 요구를 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상 재개가 결정되면 박 대표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와 관련해 당면한 문제들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식품의약국의 임상 재개 결정은 인보사의 신약 가치를 다시 한번 인정하는 의미이기 때문에 안전성을 문제 삼아 진행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인보사 투약 환자들과의 소송, 상장폐지 문제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임상 재개 결정이 내려진다면 긍정적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을 수 있지만 아직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