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자구안 이행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부실 계열사들을 끌어안고 가느라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 계열사들을 팔아 자구안 이행을 추진하고 있지만 알짜 자회사와 달리 부실 계열사의 경우 매각이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높아 갈수록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가로막는 부실 계열사 많아 '골머리'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16일 “최근 부도가 난 코드노버스아이(KODE Novus I)와 관련해 보증채무를 이행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며 “코드노버스아이의 채무를 최대한 조정한 뒤 이 회사도 청산 또는 매각철차를 밟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코드노버스아이는 자본금 306억 원 규모의 계열사다. 풍력단지 개발자금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해 올해 10월10일 부도가 났다. 

대우조선해양은 코드노버스아이에 903억 원의 채무보증을 서줬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이 현재 한국수출입은행, 우리은행 등 코드노버스아이 채권단과 채무를 놓고 상환일을 연기하고 이자율을 낮추는 등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의 속을 썩이는 회사는 코드노버스아이 뿐만이 아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코드노버스아이를 포함해 망갈리아조선소와 프리스코, 대우조선해양계열 투자회사(PT DSME ENR CEPU)에 2996억 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서줬는데 이 계열사들의 재무구조도 온전하지 않다.

망갈리아조선소는 루마니아에 있는 조선소인데 2010년 이후로 쭉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프리스코도 2분기 말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대우조선해양계열 투자회사는 부채비율이 600%를 넘는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계열사 12곳을 거느리고 있는데 이 가운데 5곳 계열사가 부채비율이 200%를 넘고 3곳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대우조선해양 계열사의 부실은 정 사장이 자구안을 실행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보유하고 있던 국내외 계열사 14곳을 모두 매각하거나 청산하면서 정리하겠다는 내용을 자구안에 담았다. 

현재 매각된 계열사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4곳뿐으로 아직 10곳의 계열사가 매각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 계열사의 재무건전성이 좋지 못한 편이라서 서둘러 매각되지 못할 경우 대우조선해양에 재무부담을 안길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