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좋아야 다 좋다’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이건 마무리가 중요하다는 뜻인데 공기업 수장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자리에서 내려오거나 임기를 겨우 채웠더라도 뒷말이 무성하면 향후 행보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함승희, 강원랜드 채용비리 논란 넘어 '유종의 미' 거둘까

▲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이 임기 끝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유종의 미를 거둘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강원랜드 채용비리 문제가 커지면서 함 사장도 임기가 2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 날벼락을 맞을 가능성이 떠오른다.

그의 임기는 11월12일까지다.

검찰은 21일 강원랜드를 비롯해 채용비리가 불거진 공기업 4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언론에 드러난 모든 의혹을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서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강원랜드의 채용비리는 최흥집 전 사장이 있던 2012~2013년에 벌어진 일이지만 함 사장 역시 특혜채용 등과 관련해 자유롭지 못하다는 말이 나온다.

강원랜드에서 16년 근무한 직원이라고 밝힌 익명의 제보자가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있었던 강원랜드의 채용비리 등을 폭로하며 함 사장체제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제보자는 “현재 임원 11명 가운데 6명이 함 사장 사람이고 카지노본부장에 카지노와 관계도 없는 국방부 헌병대 수사과 출신이 앉았다”며 “공무원들이나 유명 지인들이 회사에 오면 호텔 식당에서 한 끼에 이삼십만 원 하는 식사를 대접하고 (김영란법에 안걸리게) 영수증 등을 조작해 처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내부 직원이 라디오에서 이야기한 함 사장의 인사관련 내용은 직원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고 고위 공무원과 정치인들 관련 이야기도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함 사장은 사장에 오를 때 낙하산인사 논란을 겪었다. 검사 출신의 정치인으로 카지노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데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인물이라 보은성 인사라는 말이 돌았다.

그래서 함 사장 입장에서는 더욱 유종의 미가 중요하다. ‘보은인사’니 ‘낙하산 인사’니 하는 말들을 경영성과와 강원랜드 이미지 개선으로 어느 정도 씻어내 왔기 때문이다.

함 사장은 지난해까지 강원랜드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려왔다. 다만 올해는 영업환경 악화로 2016년보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음악회와 전시회 등을 대폭 확대해 보고 즐길 거리를 제공하며 ‘카지노도박장’에서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복합리조트로 이미지 변신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함승희, 강원랜드 채용비리 논란 넘어 '유종의 미' 거둘까

▲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에서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다.


함 사장은 최 전 사장의 채용비리 논란으로 싸잡아 의혹의 눈초리를 받는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인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제가 취임하면서 제일 먼저 이 부분(채용비리)에 대한 강력한 조치와 제제를 한 이후로는 한 번도 이런 일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제가 취임 후 정부의 평가가 부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바뀐 것만 봐도 임직원들의 피나는 노력 결실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강원랜드에 따르면 함 사장이 주도해 최 전 사장의 비위를 포착해 검찰에 넘겼다. 또 임원 또는 경력직 채용도 함 사장 때부터 공개채용으로 모집하고 심사위원을 외부인사로 구성해 외부 입김이 작용하는 것을 막고 있다.

강원랜드는 국민권익위의 부패방지시책평가에서 최하등급(5등급)을 면치 못하다가 함 사장이 부임하고부터는 3단계나 뛰어올라 3년 연속해서 우수 등급을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