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서적이 부도를 내고 사업을 접기로 해 출판업계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박효상 한국출판인회의 유통위원장(사람인 출판사 대표)은 송인서적의 문제점을 분석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내출판업계, 송인서적 부도로 고심

한국출판인회의는 4일 송인서적 채권단 대표자회의를 열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송인서적 부도사태를 놓고 해결방법을 논의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송인서적 부도, 박효상 위기의 출판업계를 해부하다  
▲ 박효상 사람인 대표(한국출판인회의 유통위원장).
박효상 한국출판인회의 유통위원장은 “송인서적으로부터 채권과 자산, 재고의 양해각서를 받아 채권단회의에 넘겼다”면서 “가장 현명하게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인서적은 1959년 송인서림으로 출발한 국내 2위의 서적도매상으로 2천여 개의 출판사와 거래하고 있다. 2일 만기가 돌아온 어음 50억 원을 막지 못해 1차부도를 냈고 3일 최종 부도를 냈는데 송인서적이 발행한 어음이 200억 원에 이른다는 추산도 있다.

한국출판인회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해결법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한국출판인회의는 4일 손혜원 의원과 문체부 관련부서 과장, 사무관들과 모여 회의를 열고 사태수습을 위한 공적자금의 투입이 가능한 지 등을 논의했다.

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영세한 출판계를 위해 국가가 해줄 일은 없는지”라며 “뭐라도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공적자금으로 출판유통선진사업단을 꾸리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자금확보가 쉬운일은 아닐 것”이라며 “사태 수습을 위해 최대한 노력해 유통선진화로 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 송인서적 왜 무너졌나

박 위원장은 송인서적 부도의 원인을 유통구조와 유통업계 관행에서 찾았다.

온라인서점이 영역을 넓혀가면서 오프라인서점이 위축되어 결국 도매상의 영업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송인서적 부도, 박효상 위기의 출판업계를 해부하다  
▲ 송인서적의 부도로 도서유통계 전체에 연쇄부담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고객이 중고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모습. <뉴시스>
박 위원장은 “어음으로 결제가 이뤄지다보니 타격이 커지는 건 당연하다”며 “문방구 어음이 난무하는 게 업계 관행이고 심지어는 5~6개월 짜리 어음을 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송인서적 자체의 경영도 문제였다.

서적도매업계 관계자는 “어떤 곳은 잘 돌아가고 어떤 곳은 잘 안돌아가는 데 구조의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며 “업계의 어음결제는 거래상대방의 신뢰도에 따라 이뤄져 현금결제 비율이 더 높은 거래상대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상황이 좋진 않지만 갑자기 부도가 날 상황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송인서적 자체의 문제도 있다”며 “납품할인가 경쟁이 심했고 파주에 물류센터를 짓는 등의 물류현대화 비용도 과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