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곽근만 솔루스첨단소재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생산기지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 성장둔화에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전기차용 동박(전지박) 부문의 부진으로 적자 흐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2020년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가 인수해 현재까지도 최대주주에 있는데 인수 당시보다 기업가치가 많이 낮아져 있다. 
 
곽근만 솔루스첨단소재 해외생산 확대 순항, 캐즘 장기화에 흑자전환은 난항

▲ 곽근만 솔루스첨단소재 대표이사가 해외생산기지 확장을 순탄하게 진행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 시장 성장둔화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은 그에게 여전히 고민으로 남고 있다.


4일 증권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솔루스첨단소재의 흑자전환에는 전지박 사업 부문의 실적 회복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솔루스첨단소재 전지박 부문은 전기차용 배터리 동박을 만들고 있다. 유럽 헝가리와 북미 캐나다 등에 전지박 생산기지를 두고 사업을 하고 있다. 

전지박은 산화 등에 취약해 수명이 짧다. 이 때문에 긴 운송과정을 거치는 것보다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2차전지 업황으로 국내 전지박 3사 모두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으며 가동률 회복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회복은 제한적”이라며 “솔루스첨단소재는 동박 부문, 전자소재 부문 등의 실적 회복세는 기대를 웃도나 중장기 성장의 핵심 축인 전지박 부문 실적 회복이 급선무”라고 분석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둔화가 나타나면서 이차전지의 가팔랐던 성장세는 한풀 꺾인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이차전지 공급망 가운데 하나인 동박 분야도 마찬가지다.

솔루스첨단소재는 2024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706억 원, 영업손실 244억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26.5% 늘었고 영업손실은 43.0%가 축소됐지만 여전히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최근 유럽에서는 배터리소재 업계에 반가운 소식이 들리고 있다. 

유럽연합은 신임 집행부 26명의 인선을 마치고 청문회를 거쳐 11월부터 업무에 들어가는데 전기차 정책을 관여하는 위원회의 수장들이 탄소중립과 그린산업 확대에 적극적인 인물로 분류가 됐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배터리업체들의 어려움이 시작된 곳이 유럽이다. 미국보다 시장이 80%이상 크고 한국의 점유율이 약 40~50%이기 때문”이라며 “시장이 다시 성장세로 전환되는 것이 중요했는데, 그를 위한 정책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솔루스첨단소재는 흑자전환의 발판이 될 해외생산기지 구축도 순항하고 있다.  

캐나다 퀘벡주에 건립 중인 전지박 공장은 퀘벡주 주정부로부터 1500억 원 규모의 예산지원을 확정짓고 캐나다 연방정부와 추가 지원을 논의하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에 따르면 해당 공장의 총 투자비용은 3억5천만달러(약 4700억 원)이며, 연간 생산량은 2026년 1단계 완공 시 동박 2만5천 톤, 2027년 2단계 증설 시 6만3천 톤으로 잡혀 있다.

현재는 일부만 가동하고 있는 헝가리 2공장도 올해 본격적으로 양산을 개시할 수 있다. 헝가리 2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2만3천 톤에 이른다.

솔루스첨단소재는 9월26일 헝가리 소재 볼타에너지솔루션유럽유한회사가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664억 원을 운영자금으로 지원했다. 유럽에서의 전지박 판매 부진으로 적자를 내자 운영자금을 지원한 것이다.

현재 솔루션첨단소재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다.

스카이레이크는 2020년 솔루스첨단소재를 두산그룹으로부터 인수한 뒤 전지용 동박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집중 육성하고 있다. 

스카이레이크는 약 7천억 원을 투자해 솔루션첨단소재 지분 41.06%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도 2900억 원을 투입해 재무적투자자로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4일 종가 기준 솔루스첨단소재 주가는 1만2210원으로 인수 당시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한 매입금액 1주당 4만3천 원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솔루스첨단소재는 2021년 4분기부터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솔루스첨단소재 흑자전환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봤으나 2025년 상반기로 지연됐다.
 
곽근만 솔루스첨단소재 해외생산 확대 순항, 캐즘 장기화에 흑자전환은 난항

▲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는 2020년 12월 두산그룹으로부터 두산솔루스(현 솔루스첨단소재)의 경영권을 인수했는데 현재 주가는 매입가격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참여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진대제 솔루스첨단소재 대표이사 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 <솔루스첨단소재> 


통상 사모펀드들이 경영권 인수 이후 5년부터 투자금 회수(엑시트) 시점을 검토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곽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는 하루 빨리 흑자전환으로 사업성을 증명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일이다.  
 
다만 솔루스첨단소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매각과 관련한 질문에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대답했다.

곽 사장은 1971년 생으로 고려대 컴퓨터공학를 졸업하고 핀란드 알토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 이후 대우정보시스템, 소니코리아 HSBC, 두산을 거친 재무전문가이다.

두산솔루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재직 중 회사가 2020년 스카이레이크에 매각되면서 소속이 바뀌었다. 솔루스첨단소재 유럽법인 대표이사를 거쳐 올해 3월 본사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