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항구 파업 사흘 만에 중단하고 임금협상 재개, LG전자 한숨 돌려

▲ 미국 텍사스주 시브룩에 위치한 베이포트 컨테이너 터미널 앞에서 3일 파업 중인 해운 노동자들이 팻말을 들고 행진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항만 노동조합과 해운사 그룹이 임금 협상을 재개하기로 결정해 동부지역 항구에서 벌어졌던 파업이 일단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항만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는 이날 파업을 끝내고 화물 선적과 하역 작업에 복귀하기로 해운사측과 합의했다.

노조는 사측과 공동으로 내놓은 성명을 통해 9월30일 자로 만료된 단체협약을 2025년 1월15일까지 연장하고 임금 인상과 일자리 문제 등을 협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사측은 향후 6년 동안 임금을 62% 인상하는 안을 제안했다. 

다만 이번 합의는 잠정적 성격이며 노조의 요구 사항 가운데 하나인 일자리 보호 문제도 노사가 추가로 논의한다는 내용도 거론됐다.

항만 설비가 자동화되는 비율이 높아지면 인력 수요가 줄 수 있어 이를 방지하는 조항을 단체협약에 반영할지 논의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동자 4만5천 명이 노조원으로 있는 국제항만노동자협회는 미국 동부 해안과 걸프만 36곳 항구에서 10월1일부로 동시 파업에 돌입했다. 

증권사 JP모간은 이번 파업으로 미국 경제가 하루 최대 45억 달러(약 6조 원)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코스트코와 같은 일부 대형 마트와 식료품점에서는 항만 파업에 대비한 사재기 현상도 벌어졌다. 

미 동부 항구로 제품을 들여오는 한국 전자제품 기업도 파업으로 인해 배송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폭스비즈니스는 무역정보 분석업체 임포트지니어스 집계 자료를 인용해 파업 항구로 수입하는 물동량 기준 기업 순위에서 LG전자가 GM과 월마트에 이은 3위라고 보도했다.

이번 집계는 2023년 9월부터 2024년 9월까지 1년 기간을 대상으로 잡았으며 LG전자는 5만44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를 처리했다.  

하지만 이번 노조와 사측 사이에 협상이 재개돼 이들 기업이 당분간 파업 영향권에서 벗어나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파업이)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미미하나 장기화할 경우에 이슈가 발생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