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고려디앤앨이 LF 지분율을 늘려가며 향후 승계작업의 핵심으로 부상한 가운데 지분확보 자금 출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려디앤엘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LF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으나 자금을 조달한 만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LF 지분 담는 ‘승계 핵심’ 고려디앤엘, 자금줄 보니 ‘범LG가’ ‘구본걸’ 보인다

▲ 지난해 구본걸 LF 회장이 고려디앤엘에 153억 원을 빌려줬다. 해당 차입금은 LF 지분 매입용도로 사용될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유통업계에서는 고려디앤엘의 LF 지분 매입자금이 LF 오너일가와 금융기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고려디앤엘은 2022년 7월 LF네트웍스에서 인적분할로 설립됐다. 주요 사업은 조경공사, 조경관리, 원예판매다.

고려디앤엘은 현재 LF 지분 11.97%를 보유한 LF 2대 주주다. 고려디앤엘의 최대주주는 구본걸 LF 회장의 장남 구성모씨다.

고려디앤엘의 수주내역을 살펴보면 범 LG가 계열사로 분류되는 GS건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2년 고려디앤엘이 수주한 LG가와 관련된 공사는 5건이다. 소규모 현장을 제외한 전체 수주 건수 10건 가운데 절반에 해당한다. 해당 공사의 계약금액은 240억 원으로 전체 계약금의 40%가 넘는다.

지난해까지 이러한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타 소규모 현장을 제외하고 고려디앤엘이 수주한 공사는 15건이다. 그 가운데 7건이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 등과 관련한 공사며 총 계약규모는 약 292억 원이다. 지난해 전체 계약금액이 566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고려디앤엘 일감의 절반 이상을 범 LG가가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고려디앤엘의 수주 현황을 살펴보면 매출 의존도가 범LG가에게 높은 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 2022년 인적분할로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일감의 절반가량을 범 LG가에서 받아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범 LG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고려디앤엘의 재무상황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선이 나온다.

고려디앤엘은 지난해 매출 486억 원, 영업이익 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1.5%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2022년에도 매출 252억 원을 기록했지만 3억 원의 적자를 냈다.

그럼에도 지난해 고려디앤엘이 사들인 LF 주식의 총액은 약 198억 원이다. 올해도 37억 원 어치를 추가로 매입했다.

지난해 고려디앤엘의 순 자산은 111억 원이다. 자사 순자산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 LF 지분 매입에 사용된 것이다.

지난해 고려디앤엘의 단기 차입금은 406억 원이다. 매출의 80% 이상을 추가로 빌린 셈이다. 한국증권금융과 구본걸 LF 회장에게서 각각 253억 원, 153억 원을 차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2년에도 고려디앤엘은 311억 원을 차입했다. 한국증권금융에서 253억 원, 구본걸 LF 회장에게서 33억 원, 구성모씨에게 25억 원을 각각 빌렸다.

차입금의 용도와 관련해서는 관련 공시 등에 기재되지 않았으나 LF 지분 매입 용도로 사용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자금이 여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지분 매입을 진행하다보니 금융기관과 오너일가로부터 돈을 빌려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LF 지분 담는 ‘승계 핵심’ 고려디앤엘, 자금줄 보니 ‘범LG가’ ‘구본걸’ 보인다

▲ 고려디앤엘은 범 LG가의 일감을 다수 수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지난해 고려디앤엘의 공사 수주 내역. 범 LG가인 GS건설 자이의 공사가 다수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LF 관계자는 “공시 내용 외에 추가적으로 확인해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고려디앤엘은 범 LG가의 지원을 통해 회사규모를 키워갈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디앤엘은 2022년 매출 252억 원, 지난해 매출 486억 원으로 외형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수익성 부문에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지난해 분할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긍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구성모씨는 고려디앤엘 지분 91.58%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또한 고려디앤엘은 구 회장 다음으로 LF 최대 지분을 보유한 LF 2대 주주다. 고려디앤엘을 통해 LF그룹의 간접 지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회사 규모를 더 키워야한다는 의견이 많다.

지분율이 높아짐에 따라 배당금 수익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F의 지난해 배당금 총액은 약 199억 원으로 2022년과 동일하다. 지난해 수익이 악화됐음에도 배당금 규모를 유지해 고려디앤엘은 22억 원 가량의 배당금을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