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삶의 질을 높여주는 치료제 ‘해피 드러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탈모치료제에 대한 관심 높아지고 있다.

해피 드러그는 삶의 질을 높여 행복하게 해 줄 의약품을 이르는 말로 건강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지만 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야를 뜻한다. 대표적으로 비만치료제와 탈모치료제, 성장호르몬 등이 해피 드러그로 꼽힌다.
 
'해피드러그' 탈모치료제 시장, JW중외제약부터 프롬바이오까지 공략 박차

▲ JW중외제약(사진)과 프롬바이오 등 제약 바이오회사들이 탈모치료제 시장 공략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탈모치료제와 비만치료제 등 해피 드러그가 최근 국내 제약 바이오사들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탈모치료제의 경우 국내에서 판매되는 의약품을 기준으로 과학적으로 검증된 약품은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제제의 먹는 약과 미녹시들 제제의 바르는 약 등 3개에 그친다.

반면 관련 시장 규모는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탈모치료제가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자리매김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에서 탈모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6년 21만2141명에서 2017년 21만4228명, 2018년 22만4800명, 2021년 24만2960명으로 탈모로 치료를 받은 환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른 진료비도 2016년 268억3200만 원에서 2020년 387억3900만 원으로 31.3%나 늘었다.

의악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2년 국내 경구용 탈모치료제 시장 규모는 134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탈모치료제 시장은 2020년 8조 원에서 2028년 15조 원까지 2배 가까이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더구나 이들 치료제는 탈모의 근본적 원인을 치료한다기 보다는 남성형 탈모증에서 머리를 덜 빠지게 하는 효과로 다양한 탈모에 대한 치료법은 아니다.

국내 탈모치료제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피나스테리드 제제의 경우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이런 단점을 해결하게 된다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피나스테리드는 신체 안에서 내부 효소가 테스테론을 다이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으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5-알파 환원효소를 막아 다이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탈모를 방지한다.

이런 기전 탓에 남성형 탈모증인 안드로겐 탈모증의 치료제로만 사용되는데 사실상 탈모 현상을 방지해 주는 약일 뿐 없는 모발을 생성시키지는 못한다.

이뿐 아니라 남성호르몬과 관련한 기전 탓에 이상반응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탈모치료제 복용을 꺼리는 환자도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피나스테리드 이상반응으로 발기부전과 성욕감퇴, 유방비대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조사됐다.

국내에서도 JW중외제약과 프롬바이오 등의 기업이 기존 탈모치료제와 다른 기전을 활용한 신약을 개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JW중외제약은 2017년부터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등과 함께 윈트(Wnt) 신호전달 경로를 활용한 탈모치료 후보물질 ‘JW0061’을 개발하고 있다.

JW0061은 피부와 모낭 줄기세포에 있는 윈트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해 모낭 증식과 모발 재생 촉진하는 후보물질로 현재 러시아와 호주에서 이와 관련한 특허 신청을 냈다. 내년 상반기 임상시험 개시를 목표로 현재 GLP(비임상시험규정)에 따른 독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해피드러그' 탈모치료제 시장, JW중외제약부터 프롬바이오까지 공략 박차

▲ 프롬바이오 전경.


프롬바이오는 최근 모유두세포와 관련한 특허를 추가 등록하면서 탈모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롬바이오는 지방유래 줄기세포에서 분화된 모유두세포를 포함하는 약제학적 조성물의 제조방법에 대한 국내 특허등록을 마쳤다. 

바이오벤처인 올릭스도 리보핵산(RNA) 간섭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탈모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존 탈모치료제 성분을 개량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상당수의 제약사들이 탈모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 임상에 진입하지 않아서 새 기전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