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에 이어 하이브까지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면서 에스엠 주가가 널뛰고 있다. 

에스엠 주가가 상장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지난해부터 ‘주주행동’을 이어온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성과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에 하이브까지 식지 않는 SM '경영권 분쟁', 얼라인은 '꽃놀이패'

▲ 13일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상장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성과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3월1일까지 에스엠 지분 25%를 1주 당 12만 원에 사들인다.

하이브는 앞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0%를 인수한 데에 이서 43.45%(이 전 총괄 잔여지분 포함)의 의결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에스엠 현 경영진과 카카오가 손을 잡은 상황에서 하이브가 뒤늦게 참전하면서 경영권과 관련해서는 계산이 복잡해졌지만 얼라인파트너스로서는 ‘꽃놀이패’를 쥐고 느긋하게 게임에 임할 수 있게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 혹은 카카오, 어느 쪽이 에스엠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애초 얼라인파트너스가 문제 삼았던 지배구조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얼라인파트너스는 에스엠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에 매년 인세로 수백억 원을 지급한 점을 두고 주주가치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드림메이커, SM브랜드마케팅 등 에스엠 관계사 관련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과 합의과정에서 에스엠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라이크기획와 에스엠과의 계약 종료일로부터 3년 동안 이 전 총괄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를 지급받지 않기로 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드림메이커와 SM브랜드마케팅의 지분도 매수할 계획이다”며 “최근 이슈가 된 라이크기획의 일몰 조항도 대승적 관점에서 로열티를 수령하지 않기로 하면서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대부분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힘입어 에스엠 주가가 최근 급등한 점도 얼라인파트너스 입장에서 반길 만한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스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3%(1300원) 높은 11만6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스엠 주가는 내부 지배구조 개선 기대와 경영권 분쟁에 따라 올해 들어 50% 넘게 급등했다. 

하이브가 에스엠 경영권 분쟁에 가세한 점이 주가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특히 하이브가 12만 원에 공개 매수에 나선다는 소식이 밝혀진 날에는 주가가 16.45% 급등하기도 했다. 

에스엠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 수준을 새로 쓰면서 얼라인파트너스의 성공적인 엑시트(자금회수)를 위한 환경이 조성된 셈이지만 얼라인파트너스는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 매수가 12만 원이 너무 낮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입장자료를 통해 “SM 3.0 멀티프로듀싱 전략 실행 시 기대되는 매출과 영업이익 상승여력 그리고 비핵심사업 및 내부거래 정리를 통한 효율화 업사이드를 감안할 시 12만원은 너무 낮다”며 “공개매수 가격이 대폭 인상돼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여기에 하이브를 25%아 아닌 전량 공개매수도 요구하고 있다. 이사회 장악과 경영권 확보가 지분확보의 목적이므로 일반주주와 하이브주주 사이의 이해관계 상충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SM엔터테인먼트를 대상으로 지배구조에 문제를 제기하며 주주 활동을 펼쳐 온 행동주의 펀드다. 2022년 9월 SM엔터테이먼트와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종료를 이끌어 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얼라인파트너스를 이끌고 있는 이창환 대표는 1986년생으로 올해 만36세다. 대구외국어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골드만삭스와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을 거친 뒤 지난해 9월 독립해 얼라인파트너스를 세웠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