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달러의 고공행진이 주춤하면서 글로벌 자금흐름에 다시금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달러 약세 현상과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에 힘입어 글로벌 자금이 동남아시아와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으로 ‘유턴’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RE머니무브] 킹달러 위세도 정점 찍는다, 신흥국 자금 유턴 신호탄

▲ 달러의 고공행진이 주춤하기 시작했다. 이에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13일 금융업계 안팎에 따르면 달러에 몰렸던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미국 금융전문지 더 스트리트는 올해 초 “킹달러가 올해 왕좌에서 물러나고 신흥국 통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상승해 글로벌 자금이 몰려들 확률이 높다”며 “여기에 중국 경제활동재개가 맞물려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을 가속시킬 것이다”고 바라봤다. 

이에 따라 신흥국 증시의 호황을 전망하는 기사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10일 오피니언을 통해 “달러 가치가 오르면 신흥국은 부채부담이 높아져 경기가 악화된다”며 “최근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며 신흥국 증시는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가치가 오른다.
 
코로나19에 이어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전 세계 경기에 드리운 먹구름이 더욱 짙어졌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국 내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지난해 총 4%포인트 대폭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다른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에 2021년 3월 중반 90에서 2022년 10월 중반 113.3을 기록하며 약 25.9% 급상승했다. ‘킹달러’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킹달러도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연준은 올해 2월1일 또다시 금리를 인상했으나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낮췄다. 시장에선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동결한 뒤 연말에 금리를 인하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 결과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10월 중반 113.3에서 12월26일 103.6으로 8.6% 감소했다.

여기에 중국 경제활동재개(리오프닝) 등 청신호가 더해져 달러에 몰렸던 자금이 신흥국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기나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지난해 12월 폐기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했다. 그 뒤 중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지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국 비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는 지난해 12월 41.6으로 집계됐으나 1월 54.4로 급상승했다. 시장 전망치 52를 웃도는 서프라이즈였으며 조사가 시작된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특히 코로나19 봉쇄로 타격을 입었던 소매, 숙박, 음식업이 반등세를 이끌며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의 효과는 즉각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 3년 동안 중국의 가계저축률은 30%였으나 코로나 기간 저축률은 33%에 이르러 약 4조9천억 위안의 초과 저축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돈이 ‘보복 소비’로 이어지면 중국 전체 소비는 14%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맞물리며 중국의 경제전망이 급격히 밝아졌다. IMF는 올해 중국의 GDP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4%에서 5.2%로 높여 잡았다.

이에 중국 증시도 활기를 띠고 있다. 1월30일에서 2월2일 중국 주식시장 외국인 누적 순매수는 402억4천만 위안으로 동기간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수년 동안 신흥국 경기를 이끌어 온 중국 경제가 되살아나며 주변 신흥국에도 덩달아 글로벌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경제활동재개 기대감이 확산되며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도 1월 크게 반등했다.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전인 2019년 태국행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7.6%에 이르렀다. 

2019년 태국 경제에서 관광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7.9%를 기록했다. 따라서 중국인들이 다시 해외관광에 나서면 태국 경제가 좋아져 글로벌 자금이 태국으로 몰릴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수출국 가운데 중국은 2022년에 이르는 6년 동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중국 경제활동재개로 인도네시아 경제가 좋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1월 인도네시아 인플레이션율도 2022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중앙은행이 금리인상 종료를 시사해 향후 경제 개선에 따라 글로벌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중국의 경제활동재개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는 중국의 경제활동재개로 올해 초 이후 11% 상승해 2500선 돌파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국은행이 국내 원화 거래시장을 외국 기관에 개방한 점도 추진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이번 제도개선은 코로나19로 한국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들이 복귀하는 시점에 이뤄졌다”며 “2023년 연간 외국인 자금유입을 추가적으로 강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중국의 주변국 외에도 달러 가치의 하락에 따라 글로벌 자금이 되돌아갈 만한 신흥국이 몇몇 있다.

인도 중앙은행은 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9월 0.5%포인트, 12월 0.35%포인트 올린 점에서 금리인상의 속도를 늦추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22~2023년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7%를 기록했고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공급자관리지수도 완만히 상승해 경기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중앙은행도 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회 연속 동결했다. 여기에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금리인하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4월엔 브라질 재정개혁의 구체적인 안이 나올 전망이다. 여기서 긍정적인 내용이 도출되면 금리인하 시기가 앞당겨져 브라질 경기가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 김태영 기자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정점을 향해가면서 시장자금 흐름이 다시 바뀔 태세다. 시장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예적금에 돈이 몰렸던 '역머니무브'가 꺾이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통화긴축 기조에 따라 찬바람이 불었던 금융투자시장에도 봄 기운이 스며들지 관심이 높다. 주식과 채권시장의 동반 강세는 이러한 변화를 엿보게 하는 전조로 받아들여 진다. 경기침체기 기업 인수합병과 몸값이 낮아진 유망 벤처기업 흡수 등 기회를 노리는 PE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계묘년 상반기 돈의 흐름을 짚어보는 기획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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