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택배단가 인상과 해외사업 재편 등 그동안 공들여온 수익성 개선 작업의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강 대표는 앞서 CJ프레시웨이와 CJ제일제당에서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킨 경험을 갖고 있는데 CJ대한통운에서 다시 한번 능력을 입증할 수 있게 됐다. 
 
CJ대한통운 수익성 개선 작업 성과 눈앞, 강신호 '능력' 다시 입증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


10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CJ대한통운은 올해 2분기 이후부터 택배단가 인상 효과가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 택배부문은 2분기부터 7%대 영업이익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2022년 택배부문 영업이익율은 5.8%, 2023년에는 6.8%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CJ대한통운 택배부문 영업이익률은 그동안 3%대에 그쳤다. 택배단가를 낮춰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CJ대한통운은 국내 택배시장 1위를 지켜왔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은 2021년 말 물량 기준으로 48%에 이른다. 

하지만 수익성이 악화하자 CJ대한통운은 꾸준히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택배단가를 인상해왔다. 

CJ대한통운은 2021년 4월1일부터 기업고객 8만여 곳을 대상으로 소형화물 기준 계약단가를 250원 인상했다. 이에 CJ대한통운의 소형화물 계약단가는 기존 1600원에서 1850원으로 올랐다.

올해 1월에도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소형 택배기준 택배비를 인상하기도 했다. 

올해 택배단가 인상 작업은 1분기까지 이어진 택배노조의 파업으로 아직 마무리하지 못하고 진행 중이지만 수익성 향상 전략에 힘입어 CJ대한통운은 올해 1분기 실적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CJ대한통운은 1분기 택배 평균판매단가(ASP)는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1원(14.6%) 상승했다. 이는 국내 택배업계 점유율 상위 5개 기업의 평균 택배단가 인상폭인 269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CJ대한통운은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8570억 원, 영업이익 757억 원을 거뒀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6.1%, 영업이익은 57.2% 각각 늘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이어진 택배노조의 파업 등에 영향을 받아 영업에 일부 차질이 빚어졌던 점을 고려하면 2분기 이후에는 택배단가 인상 효과가 확실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재편한 해외사업의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CJ대한통운은 2021년 말 기준 미국, 인도, 베트남, 중국, 동남아, 유럽 등 세계 35개 나라에서 115개 법인 운영을 통해 계약물류(CL), 포워딩(운송대행), 국제특송 등 종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강 대표는 지난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이 낮은 말레이시아사업과 태국사업은 정리하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베트남과 중동, 인도, 미국 사업은 확대하는 등 해외사업을 재편한 바 있다. 

이에 올해 1분기 CJ대한통운은 해외사업에서 영업이익 172억 원을 거뒀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3% 늘어났다. 

최근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방역체계를 풍토병으로 바꾸는(엔데믹) 움직임이 보이고 있어 물동량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올해 해외사업의 실적 회복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 연구원은 “글로벌 리오프닝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글로벌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1~2%대 안착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강 대표는 2021년 3월 CJ대한통운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꾸준히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취해왔다. 

강 대표는 CJ그룹 안에서 대표를 맡아 수익성을 꾸준히 높여온 경험을 갖고 있다.

그는 CJ대한통운 대표를 맡기 전 CJ프레시웨이 대표를 맡아 수익성이 높은 급식과 외식 식자재 매출을 늘리는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취임 1년 만에 영업이익을 3배 넘게 확대시켰다. 

이후 CJ제일제당에서는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K-푸드의 글로벌 확산을 이끌고 가정간편식(HMR)을 중심으로 CJ제일제당 식품사업 외형을 키우기도 했다. 

다만 택배노조의 파업이 끝났지만 여전히 갈등의 여지가 남아 있는 점은 CJ대한통운 실적에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CJ대한통운 본사 불법 점거 혐의로 6일 경찰에 출석했다. 

그는 파업을 끝냈지만 표준계약서를 쓰지 못하는 조합원들이 300명이 넘고 130여 명은 계약해지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진 위원장은 "노조는 어렵게 마련된 서비스 정상화가 현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취지로 계속 요구하고 있는데 (CJ대한통운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며 "또 다시 파업 등으로 서비스 정상화에 차질이 빚어지는 일들을 막을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노조와 대리점연합의 남은 갈등은 잔불 정리 수준이다”며 “올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더욱 힘쓸 것이다”고 말했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