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아딤채가 태국에 에어컨 생산공장을 구축한다.

에어컨 생산비용이 증가해 어려움을 겪자 태국 현지생산으로 수익성과 경쟁력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위니아딤채, 태국에서 에어컨 자체공장 가동해 가격 경쟁력 강화

▲ 김혁표 위니아딤채 대표이사.


24일 시장 분석자료와 위니아딤채 관계자 발언을 종합해보면 위니아딤채는 12월 중에 태국에서 2020년 국내에 판매할 에어컨을 생산한다.

위니아딤채 관계자는 “12월까지 양산을 목표로 잡고 태국 촌부리주 공장에서 에어컨 완제품 조립시설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니아딤채는 5월에 34억 원을 들여 태국 촌부리주에 ‘DAYOU WINIA’ 법인을 신규 설립했다.

태국 공장이 가동되면 위니아딤채는 중국 기업에 맡겨 온 위탁생산(OEM) 물량을 일부분 옮길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해외 생산물량을 거리(GREE) 등 중국 위탁생산기업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 인건비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자 태국에 자체공장을 설립해 원가 절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위니아딤채는 태국 현지생산으로 인건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국 정부가 마지막으로 임금을 인상한 2018년 4월 기준 태국 촌부리주 최저임금은 하루 330밧(1만2865원)으로 한국 생산직 일당인 13~15만 원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태국에 자리를 잡으면 부품수급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태국은 세계적 에어컨 생산거점으로 세계적 브랜드와 제조기업이 다수 자리 잡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태국은 에어컨 부품산업이 발달했고 제조업 분야 숙련공과 기술자, 관리인력 등이 풍부하다. 한국 삼성전자와 LG전자, 일본 미쓰비시전기와 다이킨, 도시바, 중국 트레인과 하이얼 등 다국적 에어컨 제조기업들이 이런 장점을 높이 평가해 태국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임금이 더 낮은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대신 태국을 선택한 데는 이런 점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태국 정부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태국 정부는 미국의 대중국 무역 제재를 피해 동남아시아로 생산기지를 옮기려고 하는 기업들을 유인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해외 기업에 법인세·관세 감면, 규제 완화, 인허가·절차 간소화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위니아딤채는 2018년 김치냉장고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수익구조를 고친다는 목표를 세우고 에어컨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워왔다.

이 과정에서 에어컨 개발 및 생산비용이 선반영돼 2018년 1~3분기 누적 영업손실 300억6천만 원을 보기도 했다. 그해 영업손실을 해소하지 못해 2013년 이후 5년 만에 적자를 냈다.

2019년에는 공기청정 기능을 탑재한 에어컨이 좋은 반응을 얻고 여름철 폭염기간이 길어지며 에어컨 판매량과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 위니아딤채는 1~3분기 누적 영업손실 92억7천만 원 내 손실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억 원 이상 줄었다.

최근 에어컨시장에서는 공기청정 기능과 인공지능, 무풍·측면풍 기능 등 새로운 기술들이 주목받고 있다. 에어컨 제조사들은 기술 개발비용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온라인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가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위니아딤채는 판매량 기준으로 국내 에어컨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오텍캐리어에 이어 4위다.

위니아딤채는 대기업과 동등한 기술력을 요구받고 있다. 낮은 인지도 탓에 경쟁사보다 100~200만 원 낮게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