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가맹점과 갈등에 '아리따움 라이브' 전환 늦어지나 속타

▲ 전국아리따움가맹점주협의회가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과 함께 22일 서울시 용산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아모레퍼시픽이 가맹점주와 갈등 때문에 멀티숍 화장품 브랜드 ‘아리따움’ 매장을 ‘아리따움 라이브’ 매장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더뎌질까 속을 태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화장품 선두주자로서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도 빠른 매장 전환을 통한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23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과 가맹점주 사이에 올리브영 납품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김익수 전국아리따움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이날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모레퍼시픽이 아리따움 경쟁사인 올리브영에 아리따움 전용제품인 마몽드 등의 색조화장품을 납품하고 있다"며 "가맹점을 운영하는 이유가 아모레퍼시픽의 제품을 가맹사업자만 판매하고 싶어서 가맹비 등을 지불한 것인데 경쟁사에 납품하면 아리따움의 차별성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브랜드인 마몽드와 한율 등의 제품을 헬스앤뷰티숍(H&B)인 올리브영에 2015년부터 다시 공급을 시작했다.

애초 아모레퍼시픽은 2010년 아리따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올리브영에 제품 공급을 중단했지만 헬스앤뷰티숍시장 규모가 화장품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어 아모레퍼시픽으로서는 헬스앤뷰티숍 채널을 제외하기 어렵게 된 것으로 파악된다.  

가맹점주와 본사 사이 갈등이 커지면 아리따움 라이브 매장 전환이라는 아모레퍼시픽의 하반기 중요계획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이 아리따움 라이브 매장으로 바꾸는 데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리따움은 전체 매장 가운데 가맹점주가 운영하는 매장의 비율이 매우 높다. 전국 아리따움 매장 수는 2018년 12월 말 기준으로 약 1300개인데 이 가운데 1100여 곳의 매장을 가맹점주들이 운영하고 있다.

가맹점주들이 아리따움 라이브매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비용을 투자해야한다. 따라서 아모레퍼시픽이 일방적으로 기존 매장을 라이브매장으로 전환하기 어렵다. 

김 협회장은 "기존 아리따움 매장을 아리따움 라이브 매장으로 전환하는 데 수천만 원의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며 "아리따움 라이브 매장 운영을 위해 필요한 일부 제품의 가격이 시중 유통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공급받고 있는 데다 할인분담금을 가맹점주 매입가 기준으로 산정하고 있다.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어 전환을 꺼려하는 점주들도 있다"고 주장했다.

아리따움 라이브매장은 기존 아리따움과 달리 다른 회사 화장품제품도 입점한 멀티숍이다. 또 고객들에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퍼스널컬러 진단이나 메이크업 시연 등의 체험형 콘텐츠도 추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국내사업에서 멀티숍 화장품 브랜드인 아리따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아리따움 라이브 매장을 늘릴 계획을 세워뒀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올해 몇 개의 아리따움 매장을 아리따움 라이브로 전환하는 것은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매장의 규모 등을 고려해 아리따움 라이브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기존 아리따움 매장 300곳을 아리따움 라이브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린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300개 이상의 아리따움 매장을 아리따움 라이브 매장으로 전환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아리따움 라이브 매장의 매출이 기존 아리따움 매장보다 10~20% 증가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전환을 마치면 국내사업에서 매출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6월 기준으로 아리따움 라이브 매장 수는 100곳에 그친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빠른 매장 전환을 통한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화장품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원조’ 체험형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가 당장 10월 서울 코엑스에 첫 매장을 내면서 한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세포라는 세계적 패션뷰티그룹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의 화장품 편집숍으로 현재 33개 나라에 2300개 매장을 두고 있어 아모레퍼시픽을 위협하고 있다.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인 ‘미샤’를 운영하고 있는 에이블씨엔씨도 6월 멀티숍 화장품 브랜드 ‘눙크’를 론칭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20개 눙크 매장을 출점할 계획을 세워 아모레퍼시픽이 안심할 수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