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신형 싼타페 출시 효과를 보는 데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현대차는 구형 재고를 모두 털어내면 신차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시장의 경쟁 양상을 놓고 볼 때 낙관하기만은 힘들어 보인다.
 
현대차, 미국에서 SUV 신차 경쟁 치열해 새 싼타페 낙관 못해

▲ 현대자동차 신형 싼타페. <현대자동차>


4일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 등에 따르면 현대차가 11월에 미국 자동차시장의 수요 감소세에도 판매량을 늘리며 선방했지만 중형 SUV인 싼타페 판매에서는 부진했다.

현대차는 11월에 싼타페를 모두 8994대 팔았다. 2017년 11월보다 판매량이 20.7% 줄었다.

미국 자동차 딜러들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구형 재고 모델을 처분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 신형 모델 판매에 힘을 싣지 못한 탓에 전체 싼타페 판매량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11월 집계된 싼타페 판매량은 구형과 신형 모델이 합쳐진 수치인데 신형 싼타페 판매량은 약 6천 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현대차는 7월에 신형 싼타페를 출시하면서 미국 SUV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8~11월 신형 싼타페의 월간 판매량이 5천~6천 대 수준에 머물면서 기대했던 만큼의 신차 출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2017년에 미국에서 구형 싼타페를 13만3173대 팔았다. 매달 1만1100대가량 판 셈인데 구형과 비교해 신형 싼타페 판매량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통상적으로 신차가 출시된 뒤 여섯 달가량까지 판매 호조를 보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형 싼타페 출시 효과는 사실상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도 11월 미국 싼타페 판매량을 놓고 “현대차의 싼타페 신차 효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구형 모델 재고가 곧 소진되기 때문에 2019년 초부터는 신형 싼타페 판매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11월 말 기준으로 구형 싼타페 재고는 2천 대 안팎으로 추산되는데 현재 구형 모델의 판매 추이를 살펴볼 때 12월 말까지 재고 처분이 가능하고 보고 물량 소진을 위한 인센티브 확대 등에 힘을 싣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9년이면 현대차가 신형 싼타페를 출시한 지 반년 이상 지나기 때문에 신차 출시 효과를 온전하게 보기 힘들 수 있다는 의견이 자동차업계에서 나온다.

현대차와 미국에서 경쟁하는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이 2019년에 SUV 제품군을 대폭 확대하는 점도 신형 싼타페의 부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로 꼽힌다.

우선 현대차와 실질적으로 경쟁하고 있는 토요타의 신형SUV인 RAV4와 하이랜더가 2019년에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두 차종 모두 전기와 가솔린을 동시에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출시되는데 가솔린과 디젤 모델로만 출시되는 신형 싼타페와 비교해 연비 경쟁력에서 앞서 판매 경쟁에서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 완성차기업 3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뿐 아니라 독일 완성차기업 폴크스바겐, BMW 등도 2019년에 미국에서 최소 1~3종의 SUV를 출시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어 신형 싼타페가 설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