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채양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가 가족친화적 호텔이란 전략을 앞세워 새로운 브랜드 '그랜드조선'의 성공적 안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새 브랜드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쟁업체와 다른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이는데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전략을 이미 선보이고 있거나 준비 중에 있어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채양, 신세계조선호텔 두 번째 호텔 브랜드 성공으로 명예회복하나

▲  한채양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


13일 호텔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신세계조선호텔은 호텔업계가 불황으로 힘든 가운데 적극적으로 호텔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새 브랜드 그랜드조선을 앞세워 올해 안에 부산시와 제주도에서 호텔 개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랜드조선은 철저히 가족친화적 호텔을 목표로 가족단위 여행객을 위해서 어린이용 콘텐츠와 시설 등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조선호텔 관계자는 “그랜드조선은 첫 번째 브랜드인 레스케이프와 다르게 고객들에게 좀더 다가서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가족고객들이 친밀하고 편하게 느낄 수 있는 호텔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그랜드조선을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차별화를 통해 롯데호텔과 신라호텔 등 기존 호텔과의 고객 유치경쟁에서 성과를 내야만 한다.

당장 롯데호텔은 6월17일에 부산 해운대의 엘시티 랜드마크타워에 ‘시그니엘 부산’의 문을 연다.

시그니엘 부산도 그랜드조선 부산과 마찬가지로 가족친화적 시설과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시그니엘 부산은 아이와 동반 입장할 수 있는 가족전용 라운지를 별도로 운영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놀이방 개념의 라운지를 마련하는 등 가족 여행객 유치를 적극 준비하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국내 관광호텔은 완전 경쟁상태로 서비스와 위치가 주요 경쟁요소”라며 “객실 등은 호텔 핵심서비스이기는 하나 호텔별로 차별화기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선보이는 그랜드조선 제주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랜드조선 제주는 기존에 있던 켄싱턴호텔 제주를 새로 리모델링하는데 켄싱턴호텔 제주는 제주신라호텔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제주신라호텔은 2010년부터 가족 여행객을 대상으로 객실서비스를 제공하는 여행패키지를 선보였고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가족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렇듯 인접 호텔에서 이미 적극적으로 고객을 유치하는데 리모델링이라는 공백기를 거치는 후발주자로서 그랜드조선 호텔이 고객을 끌어오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랜드조선 부산은 330실 규모로 8월에, 그랜드조선 제주는 271실 규모로 12월에 개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한 대표는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 첫 작품이라 할 수 있는 그랜드조선을 안착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그랜드조선은 신세계조선호텔의 두 번째 자체 브랜드인데 앞서 첫 번째 브랜드인 '레스케이프'는 이렇다 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호텔업계에 따르면 레스케이프 호텔의 객실 가동률은 개장 초기부터 30%를 밑돌았다. 서울시내 특급호텔의 연평균 객실 가동률이 60~70%대인데 반해 관광명소인 서울 명동에 위치한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저조한 성적이다.

호텔업계에서는 레스케이프가 고전하는 이유로 무리한 고가 정책과 실험적 인테리어를 꼽는다. 

레스케이프 호텔의 숙박비는 웬만한 특급호텔보다 비싸고 중세 유럽풍으로 꾸민 내부 인테리어는 고객들의 호응을 얻는데 실패했다는 의견이 많다.

신세계조선호텔은 레스케이프를 선보인 2018년에 영업손실 76억 원을 냈고 2019년에는 영업손실 124억 원으로 늘었다.

한 대표는 2019년10월에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에 올랐는데 업계에서는 이를 놓고 신세계조선호텔의 실적 부진을 해소하기 위한 인사로 해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