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자체적으로 아이폰 구독형 판매 시스템을 도입하려 했으나 이동통신사와 관계 악화 등을 우려해 이를 철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애플 아이폰16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매달 일정한 요금을 내고 아이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구독 프로그램 출시를 계획하고 있었으나 이를 백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과 같이 통신사 또는 카드사, 유통업체 등의 할부 서비스를 활용해 아이폰을 판매하는 구조가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19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2022년부터 출시를 준비하고 있던 아이폰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소비자가 아이폰을 구매하는 대신 매달 정해진 요금을 내고 사용하다 신제품이 나오면 교체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리스 형태 프로그램 도입을 추진해 왔다.
해당 프로그램은 당초 2022년 말 출시가 예정돼 있었으나 관련 규제와 소프트웨어 문제 등으로 시기가 계속 늦춰져 왔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최근 이러한 구독형 판매 서비스 출시 계획을 결국 완전히 철회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아이폰 구독 프로그램이 최신 스마트폰 수요를 늘리고 제품 유통망에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현재 아이폰이 대부분 통신사나 카드사, 유통업체의 할부 프로그램을 끼고 판매되는 만큼 애플이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매달 구독 요금을 지불하도록 하는 것은 애플의 결제 플랫폼에 의존을 높이고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통신사들이 애플의 이러한 정책에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소비자들이 통신사 약정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비중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애플은 시티즌뱅크 및 골드만삭스 등 외부 금융업체와 협력해 제공하는 아이폰 할부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만약 구독형 서비스를 출시한다면 이러한 협력사들과 관계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애플이 아이폰을 구독 프로그램으로 판매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출시 계획을 철회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외부 협력사와 손을 잡고 아이폰 구독 서비스 출시를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러한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