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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빅데이터 분석] 개미투자자 무너트리는 거래세와 양도세

한국 증권 시장에 거래세와 양도세가 주가에 복병으로 등장했다.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은 10일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범위 확대를 놓고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내년도 세법 개정안에서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낮추겠다고 했다.보도에 따르면 ..

[칼럼] 기업가치 밸류업의 열쇠 'PE형 인재' 확보 전쟁

대기업 지주사와 중견기업에서 'PE형 인재'를 찾는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PE(Private Equity)형 인재란 비상장기업의 지분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제고한 후 매각함으로써 수익을 얻는 투자 방식형 인재를 일컫는다.헤드헌팅 회사에도 이런 인재를 찾아달라는 요청이 빈번하다. PE형 인재란 사모펀드가 투자한 기업에서 시간과 조건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과를 만들어 낸 사람들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PE 투자기업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해 투자 회수(Exit)를 성공시킨 CEO나 핵심 경영자들이다.이들은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알고 있고 기업현장에서 결과로 자신의 역량을 입증한 인재들이다.과거에는 이런 인재가 주로 사모펀드 투자기업에서만 필요했지만, 최근엔 대기업과 중견기업도 헤드헌팅회사들을 통해 이들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금리와 저성장, 급격한 기술 변화, 커지기만 하는 국제정세의 불확실성 때문에 일반기업들도 제한된 자원으로 빠른 성과를 내야 하는 압박에 직면했다. 일반기업에서도 PE 기업에서 성과를 입증한 리더십이 필요해진 것이다.PE가 투자한 기업들이 직면한 현실은 냉혹하다. 단기간에 매출 성장과 수익 구조 혁신, 비효율 제거, 신규 시장 진출을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CEO와 핵심 임

[컴퍼니 백브리핑] 한화-DL 폭로전과 여천NCC '묻지마 배당'의 흔적들

한화그룹과 DL그룹이 합작사 여천NCC에 3천억 원을 대여하기로 하면서 부도 위기에 몰렸던 회사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그러나 석유화학업계 침체를 불러온 중국발 공급과잉 구조가 여전한데다 중동국가들이 건설중인 대규모 첨단설비가 가동을 앞두고 있어 유동성 위기 재발 우려가 커지고 있다.업황 악화가 여천NCC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두 주주 회사(한화솔루션, DL케미칼)가 묻지마식 배당 빼가기로 회사 현금을 바닥내면서 재무 안정성이 무너진 것 또한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2016년~2025년 상반기까지 여천NCC 손익계산서 상의 당기순이익, 현금흐름표 상의 영업활동현금흐름, 시설투자(CAPEX) 지출액, 배당 지출액, 기말(연말) 현금잔액 등을 정리한 다음의 표를 보자.2016년과 2017년에는 영업활동현금 창출

[특별기고] 제조업 부흥 없이 인구 감소 문제 해결이 가능할까

특정 국가의 성장 가능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경제지표는 '인구'다.만일 어린 인구가 기성세대보다 2배 많다면 그 나라의 인구는 머지않아 2배 증가할 것이고 소비와 생산이 동시에 증가하며 경제 규모가 크게 성장할 것이다.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2023년 우리의 합계출산율(여성 1인당 출산아 수)은 0.72명을 기록했다. 이 지표대로라면 우리나라의 인구는 가까운 미래에 1/3로 줄어들 것이고, 경제력 쇠퇴로 이어질 것이다.청년들이 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이유는 가정을 유지하고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돈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직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현재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단발성으로 아이를 낳는 가정에 혜택을 주거나 부가가치 생산이 낮은 복지형 일자리를 양산하는 데 치우쳐 있다.그러나 결혼·출산을 생각하는 청년에게 이런 정책은 동기를 부여하지 않는다.

[부동산VIEW] 6·27대책 이후 하락 거래 늘고 매수심리 움츠러든 아파트 시장

6·27대책이 전격적으로 발표된 지 50일 가량 지났다.강력한 대출 규제를 핵심으로 하는 6·27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에서는 아파트 하락거래 비중이 늘고 9억 원 이하 저가 주택 거래가 주종을 이루는 등 아파트 시장이 안정세를 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8월 들어 거래량도 현저히 꺾였고 매수심리도 빠르게 식어가는 등 시장의 온도도 낮아지고 있다.이재명 정부는 강력한 대출규제를 통해 통제불능 상황으로 치닫던 시장을 안정시킨데 이어 공공주택 1만5천 호 추가공급을 내용으로 하는 공급대책도 내놓았다.시장에선 이재명 정부가 대규모 공급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가운데 시장 상황에 따라 세제개편안에서 제외된 부동산 세제 강화 방안이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대두된다.6·27대책 이후 전국과 수도권 모두 하락거래 비중 증가, 서울은 9억 이하 아파트 거래 늘어11일 부동

[기자의눈] 금융감독체계 개편 대통령의 결단,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또 다시 미뤄졌다. 이재명정부의 금융감독체계 개편 얘기다.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는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이재명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를 발표했다.이재명정부 5년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될 123대 국정과제를 공개했지만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비롯한 정부조직 개편안은 빠졌다.일찌감치 대통령 보고를 마친 만큼 정부조직 개편안은 애초 이번 국민보고대회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통령의 장고가 이어지는 모양새다.금융감독체계 개편이 대통령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로 꼽힌다.금융감독체계 개편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지니고 있는 정책, 감독, 소비자보호 기능을 재편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이 과정에서 국정위 방안으로 알려진 금융위원회 해체, 금융감독위원회 부활,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등을 놓고 금융당국 당사자는 물론 정계, 학계, 시민사회에서 여러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각 방안마다 장점과 단점이 있고 조직의 이해관계가 걸린 일인 만큼 대통령의 고심이 깊을 수 있다.하지만 시간은 많지 않아 보인다.심상치 않은 국내 경기상황과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은 대통령의 빠른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상속의 모든 것] 상속재산 분쟁 때 상속세 문제 해결이 어려운 이유

상속의 시작은 사망이다.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그날로 상속이 시작된 것이다.상속재산에 대한 세금인 '상속세'도 이 시점에서 발생한다. 다만 우리 법은 '상속개시일(사망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신고와 납부를 완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일반적으로 세금은 세금을 내야 할 사람이 신고한 후 그 금액을 납부하는 것과 국세청에서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이 있다. 상속세는 전자에 해당한다.상속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자신이 낼 상속세를 계산해 국세청에 신고하고 해당 금액을 납부한다. 상속세를 신고하고 납부해야 하는 기간이 앞서 말한 6개월이다. 납세의무자가 납부한 금액이 타당하지 않을 경우 국세청은 세무조사 등을 통해 추가로 세금을 부과한다.6개월의 기간은 사실 좀 애매한 기간이다. 상속재산이 얼마 없는 경우에는 너무 길고 상속재산이 많은 경우에는 좀 짧다.특히 문제가 되는 경우는 상속인들 사이에 상속재산 관련 분쟁이 있는 경우이다.필자는 상속재산 분할이나 유류분 관련 상담을 할 때

[정의길 국제경제 톺아보기] 트럼프의 관세 효과는 후불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2일 세계 각국에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며 "해방의 날"을 선포하자 이 관세가 미국 경제에 압도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몰고 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시장은 즉각 상호관세에 부정적으로 반응해 4월7일부터 미국의 증시, 달러, 국채 모두가 이례적으로 폭락했다. 결국 트럼프는 상호관세가 발효되는 9일에 그 발효를 연기하고는 세계 각국과의 재협상에 들어갔다. 그리고 마감 시한인 지난 8월1일 전에 일본, 유럽연합, 한국 등과 관세협상을 잇달아 타결짓고 거액의 투자와 구매 약속을 받았다.현재로서는 영국의 10%를 제외하면, 일본·유럽연합·한국의 15%가 거의 최저 수준의 관세이다. 미국 예일대 예산연구소(TBL)가 지난 7월31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7월30일 기준 미국 평균실효관세율은 18.4%로 대공황기인 1933년의 18.75% 이후 가장

[데스크리포트 8월] '윤건희 시대'의 종말, 그리고 새 출발

어쩌면 특전사 헬기가 지난해 12월3일 밤 서울 여의도 상공으로 날아가면서 한 시대의 종말은 시작됐을 터였다. 당시 여의도로 달려간 한 친구는 이렇게 회상했다."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듣고 혹시 몰라 여의도로 갔다. 처음엔 장난이라 생각했지만 갑자기 머리 위로 헬기 소리가 진동을 했다. 비로소 현실감이 들었다."그로부터 약 8개월이 지난 어느날, 한 여인이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15만 원(또는 10만 원)짜리 에코백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 '전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비로소 특검팀의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그는 특히 특검 조사를 받기에 앞서 취재진에게 자신을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라 불렀다.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 비화폰을 지급 받나? 그것도 대통령 보안 등급으로?그를 둘러싼 범죄 혐의는 너무 많아 하나하나 열거하기도 쉽지 않다. 이를테면 특검법에 16가지 실려 있고, 특검은 '집사 게이트' 등을 새롭게 포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전 원내대표)

[데스크리포트 8월] 경영 문외한도 괜찮다, 이나모리 가즈오에게 물어봐라

2010년 1월 일본항공(JAL)은 파산했다. 빚이 자산보다 많은 재무적 부실 때문이었다. 빚이 많이 생긴 연유는 여러 가지 있겠으나, 가장 큰 이유는 방만 경영이었다. 교육 사업과 정보기술(IT) 사업, 레스토랑 사업까지 확대한 도덕적 해이는 결국 일본항공을 빚더미에 올려놓고 말았다.일본항공 회생을 놓고 고심하던 일본 정부는 당시 78세였던 교세라 그룹 창업주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에게 재건을 부탁했다. 하지만 이나모리 회장은 완강하게 거절했다. 자신의 나이가 여든을 바라보고 있고, 교세라에서도 물러났다는 점을 들어 몇 번이나 고사했다. 하지만 총리까지 가세한 거듭된 요청을 받자 마음이 조금씩 흔들렸고, 결국 회장 취임을 받아들였다.당시 일본항공이 지고 있는 부채는 21조 원에 달했고, 매년 5천억 원이 넘는 적자를 내고 있었다. 언론은 일본항공의 재건을 누가 주도하든 파산은 피할 수 없으리라고 전망했다.파나소닉의 마쓰시타 고노스케, 혼다자동차의 혼다 소이치로와 함께 일본 '경영의 3신(神)'으로 꼽힌 이나모리 회장은 JAL의 회생을 위해 자

삼성그룹 최초 안전관리자 출신 임원의 새 책 '생각을 바꿔야 안전이 보인다-교훈편'

새 정부가 산업현장의 안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이재명 대통령은 기업 방문과 국무회의 등에서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놓고 연달아 강한 어조를 통해 메시지를 내고 있다.OECD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나라지만 산업재해 사망률 1위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자들의 '일하다 죽지 않을 권리'를 위해 정부와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삼성그룹 최초의 안전관리자 출신 임원과 쿠팡 부사장을 지낸 유인종 경희사이버대학교 안전재난학부 교수가 5년 만에 낸 책 '생각을 바꿔야 안전이 보인다–교훈편'(도서출판 새빛)의 의미가 더 커지는 시기다.저자가 5년 전에 출간한 '생각을 바꿔야 안전이 보인다'는 안전 관련 대중서로서 대기업과 공공기관 임직원, 안전 관련 학과의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유인종 교수는 36년 동안 일해온 현업을 떠나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어느 날 문득 5년 전과 2025년 지금의 우리나라 안전이 얼마나 변하고 바뀌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많은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고 국민들의 안전의식도 많이 올라왔지만 각종 사회재난이나 화재참사, 중대산업재해는 크게 줄지 않고 있다.유 교수는 과거에 발생했던

[데스크리포트 8월] '진짜 성장' 내세운 이재명 정부의 애매한 '실용주의'

1636년(인조 14년) 12월 병자호란. 당시 대의명분을 앞세운 예조판서 김상헌은 청나라에 고개를 숙여 화친할 수 없다며 완강하게 버텼다. 이에 비해 실사구시를 내세운 이조판서 최명길은 대의명분도 중요하지만, 당장 청의 공격에 나라가 위태로우니 우선은 나라를 구하고 후일을 도모하자는 실용주의를 설파했다.누가 옳은가는 역사와 그 속에 사는 이 땅의 사람들이 평가할 일이다. 죽음을 무릎서고 대의명분을 지키는 절개가 가히 아름답긴 하나, 현실을 중히 여기고 백성의 삶을 더 중시한 최명길의 선택을 비판할 수 없다. 명분과 실리, 이념과 실용 사이의 선택은 언제나 격한 갈등을 일으키기 마련이다.김상헌과 최명길의 명분과 실리 싸움이 떠오른 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행보 때문이다.지난 6.3 대선에서 '진보'라는 이념과 정치진영을 등에 업고 출마한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큰 표 차이로 당선된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내란 혐의가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가 과거 민주당 진보 진영 대통령 후보들과 달랐던 점은 과감하게 실용주의 노선을 가겠다고 천명한 것이었다.이념적,

여성변호사회 회장 왕미양 에세이 출간, "두 번째 기회를 위한 변론"

지난 7월 4일, 대전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이 큰 주목을 받았다.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압류·경매를 당하고 신용 불량자 돼서 거래도 안 되고, 월급·일당·보수를 못 받으니 알바도 못 하는 삶을 7년 살아보시겠나"라며 악성 채무 탕감 정책과 관련해 "정리해주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이 발언의 배경이 된 핵심 공약이 바로 '장기소액연체채권 소각 등을 위한 배드뱅크 설치'이다.7년 이상 상환하지 못한 5천만 원 이하의 빚을 대상으로 하는 이 정책은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환경을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다시 말하면, 극한 상황에 내몰린 이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빌린 돈은 당연히 갚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시선이 강하게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바로 이런 시점에 13년 동안 파산과 면책 절차의 공정한 진행을 돕고 파산자의 재산을 관리하는 '개인파산관재인'으로서 2400여

[데스크리포트 8월] 대통령 그의 마음속, 포퓰리즘의 충돌

대통령의 포퓰리즘은 새로울 게 없는 얘기다. 본인은 달리 생각할지 모르지만 포퓰리즘의 브랜드는 성남시장 시절부터 그를 따라다녔다. 대선 때도 그의 포퓰리즘은 반대 진영의 공격 대상이었다.물론 그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대중의 인기에 영합한다"는 포퓰리즘의 사전적 정의에 맞게, 자극적으로 말하고 선정적으로 행동했다.그런데 과연 정치인의 포퓰리즘은 비난받을 일인가.포퓰리즘은 세상 욕망의 흐름을 포착하고 그 흐름을 어느 쪽으론가 돌리려 한다. 사람들에게 이데올로기를 주입할 게 아니라면, 그들의 욕망을 파악해 거기에 부합하는 것만큼 요긴한 능력은 없다.포퓰리즘은 다수결의 체제에서 방외의 자식만은 아닐 것 같다. 대통령은 포퓰리즘에 충실해 왔다.집권하자마자 내놓은 '코스피 5천' 선언도 그간의 행보에서 어긋나지 않았다. 암만 봐도 저평가된 코스피 지수는 대한민국의 괜한 부끄러움이었다. 주식을 하는 사람, 주식에 관해 아는 사람 모두 의문의 1패를 안고 사는 느낌이었다.그런 시절에 대통령은 코스피 5천의 메시지를 내질렀다. 계엄과 탄핵에 지친 국민에게 사이다 같은 메시지였다.자사주 소각

[당신과 나의 마음] 여름을 무사히 보내는 방법

'여름이었다.'(문장의 마지막에 '여름이었다.'를 붙임으로써 과장된 서사적 장엄함을 만드는 장난스러운 밈(meme)이 존재한다)라는 말로도 쉽게 마음이 달래지지 않는 뜨거운 계절을 보내고 있다.습도는 또 어찌나 높은지 물고기가 눈앞에서 헤엄쳐도 놀라지 않을 것만 같다.비는 예고 없이 쏟아지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를 떼며 갑자기 그친다.에어컨을 틀어도 시원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파워 냉방으로 틀어!'를 외치게 된다.밖을 걷다보면 느껴지는 건물 외벽 실외기의 열기는 그것대로 후끈하다.'지구의 미래는 괜찮은 걸까? 아니 지구가 문제라기보다는 인간이 문제지만...' 이라는 위기감이 들다가도 뜨거운 햇볕에 생각이 정지되면서 일단은 에어컨을 발명한 윌리엄 캐리어 선생에게 경의부터 표하고 본다.덥고 습한 여름에 사람들의 생체 리듬은 당연하게도 요동친다.특히 수면이 그렇다.

[데스크리포트 8월] 이재명, 건설사 사망사고 근절 해법 제대로 짚었다

#1. 대학 시절 방학 때마다 주로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자, 속칭 '노가다'로 일했다. 힘들었지만 두어 달 방학 기간에 고학생이 등록금을 벌기엔 이만한 일이 없었다.특히 '공구리', 즉 콘크리트 타설이나 방수 작업은 일이 더 힘들어 일당이 셌다. 이런저런 노가다를 하며 별별 일도 겪었다.대학 2학년 때로 어렴풋이 기억한다. 당시 일당 7천 원을 받기로 하고 아파트 배수관 공사 조수로 뛰었다. 밧줄이 연결된 갈고리에 쇠로 된 주철관을 달아 위층에서 잡고 있으면 이를 용접공이 이어 붙이는 작업이었다.3, 4층 정도까지야 버틸 만한 데 7, 8층 넘어가면 밧줄을 쥔 팔이 덜덜 떨렸다. 요즘 쓰는 PVC 관과 달리 주철관은 정말 무거웠다.하지만 밧줄을 자칫 놓쳤다간 배수관이 떨어져 밑에서 작업하던 용접공이나 다른 인부가 크게 다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초인적 정신력으로만 버텨야 했다. 이렇다 할 다른 안전장치는 전혀 없었다.30년도 더 예전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선 그렇게나 무식하게 일이 진행됐다. 그런데 뒤에 몰랐던 진실을 알게 됐다.#2. 한동안 고용주였던 '십장(공사 감독자)' 아저씨에게 공사 현장에서 직접 일당을 정산받았다. 그런데

[주변의 법률산책] 대출 받는 것을 전제로 매수 했는데, 대출이 안될 경우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논란이 많다.은행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매수하려고 계획했던 사람들이 대출이 나오지 않아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자 계약 취소, 해제를 문의하고 있다.성기훈(가명)씨도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취득하려고 지난달에 문의했다. 그때까지 분명 대출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갑자기 이번달에 시행된 대출 규제로 인해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매도인 오일영(가명)씨와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미 계약금으로 2억 원을 납부했고 나머지 18억 원 가운데 16억 원을 대출을 받아 지불하려 했는데 대출이 막히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이렇게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매매대금을 지급할 것을 전제로 매매계약을 체결했는데 나중에 대출이 나오지 않는 경우 매매계약을 해제하거나 취소할 수 있을까?결론부터 말해서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대출을 받아 대금을 납부하겠다는 사정은 원칙적으로 매매계약의 동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동기에 착오가 있다고 해서 계약을 취소하거나 해제할 수는 없다.계약

[특별기고] 심판 사라진 국제무역 질서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국들은 국제 무역 질서를 확립하고자 노력해 왔다.1946년에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이 체결됐고 1995년에는 GATT를 계승하는세계무역기구(WTO)가 설립됐다. 우리나라는 1967년 GATT에 참여했고 WTO 설립 당시 자연스럽게 WTO에 가입했다.WTO의 주요 협정 중 하나는 '보조금 및 상계 조치에 관한 협정(ASCM)'이다.ASCM의 핵심 요지는 '직접 간접 보조금을 통한 무역 시장 왜곡 금지'다. 여기서 직접 보조금은 현금을 주는 것이고 간접 보조금은 수출기업의 비용(이자, 공과금, 세금, 보험료 등) 중 일부 또는 전부를 정부가 지원해 주는 것이다.오랜 기간 ASCM은 여러 나라의 보조금 정책 수립의 척도가 돼 왔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이 시작되면서 WTO 협정은 유명무실해졌다.먼저 중국은 G2임에도 개도국이라는 이유로 ASCM을 준수하지 않고 기업에 엄청난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대규모 직간접 보조금을 받은 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기술을 개발하면서 덤핑 수준의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수출했다.이 과정에서 중국 기업과 경쟁하던 다른 나라의 많은 기업이 기술 추격과 덤핑에 무너져갔다.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파산 신청 건수가 1104건으로 역대 최대치

[경영어록의 연금술사들] AMD 되살린 리사 수, IBM에서 배운 것들

침몰하는 배에 올라타는 건 미친 짓이다. 게다가 그 배의 조타수가 되겠다는 건, 바보가 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그녀는 모두가 외면하던 그 '무모한 키'를 잡았다."가장 어려운 문제를 향해 달려가라(Run towards the hardest problems)."이 경영 철학을 가슴에 새긴 채 거센 파도를 정면으로 돌파해 나갔다. 기울던 배는 마침내 방향을 바로잡았고, 산업 전체의 물줄기까지 바꿔놓았다. 그녀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한가운데서 증명해냈다.리사 수(Lisa Su·57)의 'CEO 10년' 여정을 짧게 요약해 보았다. 그녀는 AI 반도체 기업 AMD(Advanced Micro Devices)의 CEO다. AMD는 서버용 칩렛(chiplet) 기술과 GPU 경쟁력을 앞세워 엔비디아와 경쟁하는 AI 시장의 선도 기업이다. 생소할 수도 있는 이름, 리사 수

'이재명 정부 경제 성장의 조건' 출간, 한국경제 위기 돌파 위한 10가지 제안

'한국경제가 성장의 정점을 지나 내리막길에 들어섰다는 '피크 코리아'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는 어떻게 한국경제의 위기를 돌파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30년 경력의 경제 전문기자 출신인 최남수 서정대학교 교수(전 YTN 대표이사)가 최근 위기에 직면한 한국경제의 해법을 모색한 '이재명 정부 경제 성장의 조건'을 출간했다.'이재명 정부 경제 성장의 조건'은 이른바 피크 코리아 위기에 직면해 있는 한국경제의 다양한 문제점을 진단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서 출발하고 있다.최 교수는 이 책에서 '자원을 양적으로 늘려 경제의 체력을 키워오던 시대는 지났다'며 '한국경제와 사회 전반에 질적인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최 교수는 또한 글로벌 지배구조를 뒤흔들어 놓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의 향방, 불평등 심화 등 이슈, 그리고 최근 기업 경영의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 등 다양한 현안에 청진기를 가져다댔다.최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불신을 걷어내고 신뢰의 기반을 다져 사회적 자본을 구축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커리어케어 회장 신현만 새 책 '작심필사', 스승 100명의 통찰로 마음을 다지는 100일

'마음을 다지는 필사'동서양 고전부터 최신 베스트셀러까지 하나로 엮은 자기계발 필사책의 새 기준이 될 '작심필사'의 뜻이다.지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필사가 큰 인기를 모으면서 관련 도서의 수와 종류 역시 다양해졌다. 필사의 대상은 고대 경전부터 외국어 문장,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문에 이른다.작심필사는 필사를 단순히 따라 쓰는 데 그치지 않고 100일 동안 매일 한 구절씩 '내 안의 변화를 끌어내는' 문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자기계발이라는 주제 아래 아우렐리우스, 붓다, 니체, 오스카 와일드, 정주영, 피터 드러커, 젠슨 황 등 각계를 아우르고 시대와 동서양을 초월한 구루(스승) 100명의 명문장을 담았다.기존 필사책이 감성적 문장과 언어에 초점을 맞췄다면 '작심필사'는 삶의 방향과 태도에 중점을 둔 실질적 자기성장 도구를 지향한다.특히 하루하루 필사 뒤 문장을 되새기고 스스로에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하는 길잡이도 마련돼 있다. 단순한 베껴 쓰기

[기자의눈] 강선우 여가부 장관 임명 강행, '갑질 장관'은 '약자 보호' 앞장설까

"인사권자가 여러 가지를 종합해 결정했다는 점을 국민 여러분께서 이해해주시길 바란다."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의 강선우 여성가족부(여가부)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과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 결정을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이재명 정부 1기 내각 인사들 가운데 이 전 후보자와 강 후보자 임명 여부가 가장 주목을 받았기에 이 대통령이 두 후보자에 대해 서로 다른 결정을 내린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만 보면 이른바 '국민정서법'을 어긴 것은 분명하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이 전 후보자와 강 후보자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이 전 후보자는 우군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부터 사퇴 요구가 나왔던 반면 강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한 의원이 없었다는 점이다.김상욱,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이 전 후보자의 논문표절 의혹 등을 고려할 때 장관으로서 자격에 미치지 못한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누구도 '보좌진 갑질' 논란이 불거진 강 후보자를 향해서는 명시적으로 사퇴를 요구하지 않았다.

[CINE 레시피] '84제곱미터' '세입자', 청년세대에게 아파트는 어떤 공간인가

작년에 블랙 핑크의 멤버인 로제와 브르노 마스가 듀엣으로 부른 '아파트'가 세계적인 히트곡이 되었다. 국내 많은 연예인들이 따라 부르는 현상도 나타났다.가사를 보면 아파트라는 게임을 한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이 게임은 진행을 위해 '아파트'라는 단어를 시작 혹은 중간에 반복하는 방식이다. 게임에 노래까지 나올 정도로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는 특별하다.한국 최초의 아파트는 일제 강점기인 1935년 내자동에 지어진 미꾸니아파트이고, 광복 이후 최초의 아파트는 1958년 건설된 종암아파트라고 한다.본격적인 아파트 건축은 1960년대 들어서 시작되었고, 아파트 단지라는 개념은 1962년 완공된 마포아파트에서 출발한 걸로 알려졌다.1970년대까지만 해도 아파트는 한국 사회에서 특별한 주거 형태였지만 1980년대 이후 아파트 보급률도 높아지고 무엇보다 중산층 주거의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된다.시대마다 대중문화 속 아파트에 대한 이미지나 의미는 달라져왔다.201

[컴퍼니 백브리핑] 롯데렌탈 역주행? 주주들 "롯데-어피니티 간 패키지딜 의심"

메리츠금융지주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바로 다음과 같은 문장이 뜬다.'메리츠금융그룹에서 대주주의 1주와 일반주주 1주의 가치는 동일합니다.'자본시장의 현실은 이와 같지 않다. 우리나라 상장기업에는 두 개의 주가가 있다고 한다.하나는 일반주주들이 시장에서 거래할 때 적용되는 주가다. 또 하나는 대주주들이 지분을 매각할 때 적용되는 프리미엄 주가다.미국 같은 선진자본시장에서 기업 경영권 거래가 있을 때 모든 주주들은 같은 가격으로 지분을 매각하는 게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A기업이 B기업을 매수하기 위해 주당 100달러를 B기업 이사회에 제시하였다'는 식의 해외 보도를 우리는 많이 접한다. B 기업 이사회가 이같은 제안을 수용한다면 주주총회를 열 것이고, 통과되면 모든 주주들은 같은 가격으로 주식을 넘길 수 있다.우리나라에서는 대주주 지분만 대개 50%~100% 수준의 프리미엄을 붙여 거래한다.예컨대 현재 주가 5만원인 회사의 대주주가 주당 10만원에 경영권 지분을 매각해도 일반주주

[부동산VIEW] 6·27대책 이후에도 고삐 조이는 이재명 정부, 시장은 어디로?

이른바 서울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불타오르는 서울 아파트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이재명 정부가 대출관리 대책으로 역대 가장 강력하다고 할 6·27 가계대출 관리방안(이하 6·27대책)을 내놓은 후 시장은 소강상태에 빠졌다.거래는 격감했고 상승폭도 줄었다. 추후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건 이재명 정부일 수밖에 없다.대출 규제의 우회로를 철저히 차단하는 정책과 공공용지 등을 활용해 서울에 대규모 주택을 임기 내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병행된다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심리는 급속히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강도의 6·27대책 부동산 대책이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책 투사의 타이밍이 시장의 예상보다 몹시 빠르거나 시장의 전망을 훨씬 넘어설 만큼 강력해야 한다. 6&middo

[배종찬 빅데이터 분석] 트럼프 관세 압박 막아낼 무기는 'K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압박이 전방위적이다.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한국과 일본 등 14개국에 25∼40%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적시한 '관세 서한'을 보내 이를 8월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특별히 한국이나 일본 등의 우방국에만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서한을 보낸 건 아니다.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 다음 달 1일부터 30% 상호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브라질에 50%, 이웃 국가인 캐나다에 35% 서한을 보내는 등 무차별적 상호관세 폭격을 하고 있는 셈이다.미국의 상호관세에 반발하는 국가들 가운데서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국과의 무역을 포기할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룰라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 제품을 사줄 다른 파트너를 찾아야 할 것"이라며 "브라질의 대미 무역은 국내총생산(GDP)의 1.7%에 불과하다. 미국 없이 생존할 수 없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충돌 양상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복관세까지 예고하

[데스크리포트 7월] 국내 아웃도어업체 '우물 안 개구리' 벗어나라

최근 산을 즐기는 방식은 이전보다 많이 다양해졌다. 이전에는 중년 남성들이나 또래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 산에 올라 왁자지껄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카페 소모임에서 만나 닉네임으로 부르며 산행을 하거나, 러닝 동호회와 어울러 산을 뛰는 트레일들이 부쩍 늘어났다.이들의 옷차림을 보면, 국산보다 외국 브랜드를 더 많이 입는 것을 눈치 챌 수 있다. 왜 국산 브랜드보다 외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지를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이 땀 배출이나 통기성 등 기능적인 측면이나 여러 원단을 겹쳐 입어 기온 변화에 대처하는 레이어링 시스템, 그리고 국산과 다른 독특한(?) 디자인을 손꼽는다.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외국 브랜드가 가격은 곱절이나 비싸고, 어떤 경우에는 자국민 핏에 맞춰 한국인 체형과는 어울리지도 않는데 왜 굳이 살까. 국내 아웃도어 회사들이 외국 브랜드 회사와 다른 원단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면 기능적으로 크게 떨어지지도 않는데 말이다.그런데 찬찬히 더 들여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국 산의 경우 산행 들머리부터 경사가 가파르다. 여름은 유럽과 미국에 비해 덥고 습하다. 겨울은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떨어질 정도로 춥다. 여름에는 땀을 빨리 배출하고, 옷감을 뽀송하게 만

[데스크리포트 7월] '그린워싱'과 '그린허싱', 기후재난에 기업의 새로운 풍경

한반도는 1980년대까지 냉전의 공기가 두텁게 내려누르고 있었다.당시 말글살이도 살벌했다. 간첩단, 남파간첩, 난수표, 독침, 요인암살. 신문에는 이런 말이 심심찮게 나왔다.여기에는 '세뇌'라는 낱말도 간혹 등장했다. 북괴의 간첩에 세뇌되어 반체제 활동에 나섰다, 뭐 그런 식이었다."사람이 본디 가지고 있던 의식을 다른 방향으로 바꾸게 하거나, 특정한 사상·주의를 따르도록 뇌리에 주입하는 일."(표준국어대사전) 음, 그렇군.나중에 외국 서적을 읽으며 'brainwashing'이라는 단어를 만나고서야, 혹시 세뇌(洗腦)가 영어 단어를 번역한 말이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 '씻을 세'(洗)를 쓰는 것도 같지 않은가.이제 우리는 이 낱말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세뇌는 인간을 대상화하고 기계처럼 조종할 수 있다는 세계관에 터잡고 있다. 어떤 사람의 신념

[상속의 모든 것] 상속받은 부동산 양도 때 숨어있는 세금 함정

상속받은 부동산은 양도할 때도 세금에 주의해야 한다. 상속받은 건물을 양도하면서 취득 금액 산정을 잘못하여 양도소득세를 추가로 납부하게 된 사례를 소개한다.2019년 1월, A씨의 부친은 10억 원에 건물을 취득했다. 그런데 불과 3개월 후인 2019년 4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이 건물은 A 씨에게 상속되었다. 부친이 건물을 취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상속이 발생한 상황이었다.2019년 10월, A씨는 상속세 신고를 하면서 상속재산 평가 기간(상속일 전후 6개월) 내의 매매가액인 10억 원을 그대로 상속 가액으로 신고했다. 이는 부친의 당초 취득가액과 동일한 금액이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 이내에 매매가 있었다면 그 매매가액을 시가로 인정하는데, 부친의 취득가액이 바로 이에 해당했다.2020년 6월, 관할 세무서장은 A씨가 신고한 10억 원을 해당 건물의 상속 가액으로 그대로 인정하여 상속세를 결정했다. 별다른 문제제기나 가액 조정 없이 신고 가액이 그대로 확정된 것이다. 이 시점에서 A 씨는 향후 건물을 양도할 경우의 세무 문제까지는 깊이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문제는 2021년

[데스크리포트 7월] '보안방치·증거인멸' 기간통신 자격없는 SK텔레콤 봐주기 안 된다

'안전한 통신서비스 의무 위반', '보안 과실 귀책사유', '보안관리와 침해사고 대응 미흡', '침해사고 신고와 자료보전 위반', '암호화 미흡', '정보보호 거버넌스 미흡'.지난 7월4일 SK텔레콤 해킹사고와 관련한 민관합동조사단 최종 조사결과 발표 때 배포된 보고서에 기재된 내용들이다.최종 조사 결과를 보면, 이 회사가 과연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개인 가입자 정보를 지키려는 최소한의 노력을 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그것도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가입자 2400만 명을 보유한 대한민국 1위 기간 통신사업자가 어쩌면 이리도 부실하기 짝이 없는 보안 상태를 유지하고도 사업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했다.우선 SK텔레콤은 관리자 서버의 로그인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계정정보를 다른 서버에 평문으로 그대로 저장해놔, 해커가 쉽게 관리자 계정으로 서버에 접속해 악성코드를 설치할 수 있었다.또 유심(USIM) 복제에 활

[데스크리포트 7월] 신한금융지주 회장 진옥동의 비워진 원고

신한금융의 상생 노력에 관한 기사를 내보낸 다음날인가, 기사를 쓴 후배 기자와 저녁을 먹다가 재미난 얘기를 들었다. 진옥동 회장에 관한 사연이다."진 회장이 포럼 같은 데서 인사말이나 메시지를 전할 때, 어떤 말이 나올지 직원들도 행사 전엔 모른대요.""정말? 홍보실에서 대개 써주는 거 아닌가. 예년 것들 참고해서 쓰고, 경영자들이 거기에 보탤 것 보태고.""진 회장은 원고를 직접 쓴대요. 홍보실도 행사가 다 끝나고 그걸 정리해 언론에 내보낸다 하더라고요."기업들은 행사 전, 청중들에게 전해야 할 텍스트들을 식순에 따라 미리 정리한다. 그렇게 스크립트를 준비한다. 스크립트에서 진 회장의 코멘트는 빈칸으로 남겨져 있다는 얘기다. 큰 조직 어디서나 그렇지만 '대필'은 관행이다.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건 전략이지 레토릭이 아니기도 하다.이른바 '씨레벨(C-level)'의 최고경영자, 임원들이 직원 또는 대중에게 알려야 할 메시지를 자기 언어로 직접 적어야 할 필요는 많지 않다.하지만 전략의 급진적 변화를 알려야 할 때, 조직문화의 혁신이 필요할 때는 얘기가 달라질

[데스크리포트 7월] 가덕도신공항 표류가 과연 현대건설의 책임인가

'국가 공권력에 대한 도전이다.' 과거 독재정권에서 자주 쓰던 말이다.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는 이들을 억압할 때 자주 쓰던 레퍼토리였다.이 서슬 퍼런 엄포를 민주화 운동가 출신인 여당 의원에게 계엄과 탄핵 정국이 끝난 2025년 7월에 듣게 될 줄은 몰랐다.경남 김해을이 지역구인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건설이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의 수의계약을 포기한 것을 놓고 '국가 공권력에 대한 도전'이라면서 책임을 물어 강력히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현대건설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은 여당뿐 아니라 부산·경남을 주된 정치적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도 제기됐다.이에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나와 현대건설을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사업자'로 제재하는 방안을 놓고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공공입찰에 참여할 길을 2년 혹은 그 이상 막아버릴지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아직 정식 계약을 체결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우선협상대상 컨소시엄의 주관사였던 현대건설을 제재하는 일이 법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는 따져야 할 일이 많다.

이재명의 경제인식 연구한 '이재명의 실용경제' 출간, 대담과 인터뷰 상세 분석

"이재명 대통령은 어떤 사람일까? 국가와 국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가 생각하는 경제 현안과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인터넷경제신문 데일리브리프가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에 대한 분석과 통찰, 쉬운 풀이를 담은 신간 '이재명의 실용경제'를 출간했다.'이재명의 실용경제'는 기자 2명이 이 대통령의 최근 인터뷰와 대담 6편(방송 6시간 분량)을 글로 바꿔 한 데 펼쳐 놓고 하나하나 핀셋으로 재분류해 정리했다.책은 이 대통령의 방대한 인터뷰와 대담 내용을 '경제현실 인식', '민생', '정부', '코스피5천', '정치' 등으로 나눠 분석했다.저자는 이재명이 생각하는 국민경제의 본질은 '먹고 사는 것', '등 따시고 배 부른 것'이라고 규정한다. 그래서 이 대통령은 '소비 및 투자 진작'이 우리 경제에 필요하다고 역설한다는 것이다.실제 이 대통령은 현재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두고 "2024년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소비가 크게 줄어든

[당신과 나의 마음] '전쟁 수혜주'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에

세계는 원래 단 하루도 완전히 평화로웠던 적이 없다.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어디선가 전투와 폭력은 항상 존재해왔다.그리고 지금 또다시, 전세계의 사람들이 주목하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이 글이 나가는 시점에는 어떤 상태일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전쟁 선포와 철회, 휴전이 하루 사이에도 번갈아 들려오고, 경제와 정치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흔들린다. 복잡한 정세 속에서 우리 일상은, 너무 먼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완전히 실감하지는 못하면서도 조용히 동요하고 있다.전쟁 소식을 전하는 뉴스에는 '전쟁 수혜주'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낯선 일은 아니다.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 방산 관련 주식이 오른다는 건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그렇게 전쟁 수혜주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주식에 관심이 쏠리고, 자산을 늘리기 위한 판단이 이루어진다. 주가와 기업 가치는 변동하고, 매수와 매도 타이밍을 놓고 치열한 계산이 오간다.이런 단어를 뉴스에서 마주할 때면 묘한 부조화가 느껴진다. '전쟁'이라는 단어

조현 외교부 장관 Who Is?

조현 외교부 장관

이재명 정부 첫 외교장관, 통상외교에서 잔뼈 굵어 [2025년]

하성용 에어레인 대표이사 사장 Who Is?

하성용 에어레인 대표이사 사장

기술전문성 중시하는 KIST 연구원 출신, 기체 분리막으로 탄소중립 개척 [2025년]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대표이사 회장 Who Is?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대표이사 회장

위기 속 성장 이끈 오너 2세 '인수합병 전략가', 혁신신약 개발 · 해외시장 개척 집중 [2025년]

이현순 중앙대학교 이사장 Who Is?

이현순 중앙대학교 이사장

국내 자동차 엔진 개발 선구자, 중임 계기 혁신 앞장서는 연구중심대학 힘줘 [20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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