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최근 공개한 차기 인공지능(AI) 칩 ‘블랙웰 울트라(GB300)’ 출시가 지연돼 올해 양산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전 세대 블랙웰 GB200의 출시 역시 기술문제로 세 차례나 지연됐는데, 차기 블랙웰 울트라(GB300)마저 출시 연기 가능성이 나온 것이다.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025년 3월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개발자 회의 'GTC 2025' 기조연설에서 AI 반도체 '블랙웰 울트라'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에 따라 블랙웰 울트라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의 실적 불안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만 커머셜타임스는 31일 엔비디아 GB300 샘플이 나오려면 올해 4분기까지 기다려야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GB300는 올해 2분기 시범 생산에 돌입하고, 3분기 대량 생산이 예정돼 있었지만, 올해 말이나 돼야 고객사에 테스트 샘플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시 말해 올해 GB300 양산이 어렵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엔비디아의 AI 칩 출시 지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발열 등 기술적 문제에 직면한 엔비디아는 당초 지난해 9월 출시를 계획했던 블랙웰 GB200의 생산을 12월로 연기한 이후, 올해 1월로 다시 한번 연기했다. 지난 1월에는 올해 2분기로 출시 시기를 또다시 연기했다.
GB200 출시가 2분기로 지연되고, GB300이 올 하반기 양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객사들은 GB200 구매를 줄이고 GB300으로 주문을 옮겨가는 상황이었다.
커머셜타임스 소식통은 지난해 말부터 고객사들은 GB300으로 주문을 대체하고 있으며, 올해 GB200 연간 출하량은 1만5천 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GB300 출시마저 지연될 가능성이 나오면서 고객사들은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GB200 출시가 연기됐을 당시 빅테크 고객사들은 다른 칩으로 변경이나 환불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GB300 출시가 미뤄진다면 올해도 마찬가지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게다가 GB300 양산이 내년까지 밀린다면 2026년 하반기 공개 예정인 차세대 ‘루빈’의 출시 시기도 늦어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엔비디아 GB300 양산이 어렵다는 것은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당초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GB300용 HBM3E 12단 제품을 독점 공급키로 했다.
마이크론이 HBM3E 12단 양산에 돌입하며 엔비디아 공급을 노리고 있지만, 아직 엔비디아 인증을 받지 못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엔비디아 GB200과 GB300 출하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클라우드 공급업체(CSP)는 엔비디아 칩 대신 HGX, MGX 또는 자체 맞춤형 AI 반도체(ASIC) 인프라를 고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