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상운임이 급등하면서 물류비가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해상운임이 연초 대비 50% 이상 오르며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수출기업의 물류비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에 따라 중동 전쟁이 재발할 우려가 고조되면서, 최근 몇 주 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해상운임이 하반기 더욱 급등할 가능성까지 나온다.
7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LG전자는 해상운임이 상승함에 따라 올해 3분기 최대 1500억 원의 추가 물류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최근 기업설명회(NDR)를 통해 신규 반기 수출물량 계약분의 해상운임이 직전 대비 58% 증가했다고 밝혔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LG전자 투자자들은 해상운임 급등에 따른 물류비 부담 가중을 걱정하고 있다”며 “물류난으로 배를 구하기 어려워 임시 선복을 활용할 가능성은 잠재적 하방 위험”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는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65% 이상이어서 물류 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또 주력 제품인 가전과 TV는 무겁고 부피가 커, 주로 바다를 통해 운반되기 때문에 해상운임 변동에 민감한 편이다.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들어 급등하고 있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2천 정도에 머물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8월2일 기준 3332.67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해 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이후 홍해 무역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게다가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더욱 커지면서 몇 주 동안 안정세에 접어들던 해상운임이 8월을 기점으로 다시 급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HMM을 비롯한 글로벌 선사들은 수에즈 운하 대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을 지나는 우회 항로를 이용하고 있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14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인도주의 구역 공습과 7월29일 골란고원 사태를 거치며 이스라엘-저항 축의 갈등은 다시 격화 국면으로 돌입했다”며 “글로벌 선사들의 홍해 우회항로 채택은 최소한 올해 하반기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수출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전경. <연합뉴스> |
LG전자뿐 아니라 삼성전자, 현대차·기아 등도 운임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에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은 항공으로 운송되는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가전과 TV와 같은 제품이나 원재료 등은 해상으로 운반된다.
삼성전자가 2024년 1분기에 사용한 운반비는 7145억 원으로, 2023년 1분기보다 72.4% 증가했다.
현대차·기아도 항구를 통해 자동차를 수출하기 때문에 해상운임 상승이 비용 부담 요인으로 부상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들과 차량부품 업체들은 2024년 이후 운임이 급등하고, 계약 갱신 시점이 도래함에 따라 하반기 운임비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노출도가 높은 현대모비스와 한국타이어가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