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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흙이 마른다, '회복 불가능' 토지 확대로 세계 식량난 우려 심화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03-31 13: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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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흙이 마른다, '회복 불가능' 토지 확대로 세계 식량난 우려 심화
▲ 프랑스 북부에 위치한 한 마을에서 농부가 씨앗을 뿌리기 전에 트랙터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에 흙에 들어있는 수분이 영구적으로 손실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토양에 있는 물이 적어지면 작물 소출이 줄기 때문에 향후 세계적으로 식량 부족이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됐다.

31일 국제 연구기관 발표를 조합하면 향후 기후변화로 인한 세계적 식량난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호주 맬버른대학교는 27일 서울대학교와 합작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기후변화에 따른 세계 '수문 생태계' 변화를 분석한 논문을 등재했다.

해당 논문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지구 토양에서 유실된 수분은 2623기가톤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서 토양 수분이란 지하수, 강물, 저수지 등에 들어있는 물을 제외한 토양 그 자체가 함유하고 있는 물을 말한다.

2000~2002년 사이에 유실된 양은 1614기가톤, 2002~2016년 사이에 상실된 토양 수분은 1009기가톤에 달했다.

2000~2006년 사이에 그린란드 빙하에서 유실된 민물 양이 약 900기가톤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북극 빙하가 사라지는 속도보다 지구 토양에 함유된 수분이 더 빠르게 유실된 셈이다.

류동열 맬버른대 수문학 교수는 영국 기후전문매체 '카본브리프'와 나눈 인터뷰에서 "지난 20년 동안 지속적인 토양 수분 감소 추세 사이에 두 번의 단계적 감소 시기를 발견했다"며 "토양 수분이 강수량과 기온상승에 따라 시기별로 폭넓게 변동하는 기복도 발견됐으나 종합적으로 봤을 때 토양 수분은 이번 세기 들어 계속해서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토양 내 물 저장량이 감소한 데에는 기온상승이 핵심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양측 연구진은 기온이 오르면서 강수 패턴이 변하고 지표면의 물 증발량이 많아진 것이 토양 수분 감소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고 바라봤다. 2021년 기준으로도 과거 관측된 토양 수분 유실량은 회복되지 않았고 향후 회복될 가능성도 극히 희박한 '영구적 손상' 상태에 놓인 것으로 파악됐다.

류 교수는 "예전에는 강수량이 다시 증가하면 토양이 물을 회복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기온상승으로 상시 증발량이 늘어난 탓에 토양은 물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에 흙이 마른다, '회복 불가능' 토지 확대로 세계 식량난 우려 심화
▲ 올해 1월 스페인 카탈루냐주의 한 저수지가 가뭄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스페인은 기온 상승으로 지난 몇 년 동안 극심한 가뭄을 여러 차례 겪었다. 스페인은 올리브 오일의 핵심 산지로 스페인이 심각한 가뭄을 연달아 겪자 전 세계의 올리브 오일 가격이 치솟기도 했다. <연합뉴스>
이번 연구를 접한 다른 학자들은 토양 수분이 줄어든다면 농업 생산량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벤저민 쿡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연구소 지구 시스템 과학자는 카본브리프 인터뷰에서 "생태계에도 물이 필요하고 농업에도 물이 필요하다"며 "결론적으로 토양에 물이 부족하면 인간, 생태계, 농업 모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전 세계 토양 훼손이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는 분석은 류 교수 연구진만 내놓은 것이 아니다.

앞서 올해 1월 국제 과학자 단체 '아루라 토양 안보 싱크탱크(SSTT)'도 전 세계의 토질 악화가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SSTT에 참여한 미국과 호주 연구진이 합작해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2020년대 들어 지구 전체 토지 면적의 40%는 기후변화, 환경오염, 과도한 경작 등으로 생산능력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 기후변화 추세대로라면 2050년대에는 훼손 면적이 약 9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알렉스 맥브래트니 호주 시드니대학 농업 연구소 교수는 호주공영방송국 ABC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지구의 생산능력은 멈출 것이고 인류는 곧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에 토양 내 물, 영양분, 탄소가 보다 효과적으로 순환할 수 있도록 돕는 농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티 모건 SSTT 미국 연구원은 ABC를 통해 "무거운 중장비를 활용한 상업 농법을 최대한 지양해 토양이 충분한 물과 탄소를 흡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여기에 피복 작물 재배를 늘리는 것도 수분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피복작물이란 다년생 목초 등 강우에 따른 토양 침식을 차단해 농경지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는 작물을 말한다.

류 교수는 "홍수나 폭염과 달리 가뭄은 매우 매우 느리게 다가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이 때문에 우리는 일찍 대비를 갖춰 심각한 가뭄이 오기 전에 장기간에 걸친 영향에 대비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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